[단독]"이화영 제우스 투자" 최측근 실토...이화영 코너 몰렸다

손성배, 최모란 2023. 4. 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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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제공된 쌍방울그룹 계열사 법인카드를 자신이 썼다고 주장했던 이 전 부지사의 지인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제우스1호투자조합(제우스1호)의 실투자자가 이 전 부지사라고 실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부지사와 쌍방울그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지난 주 3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한 이 전 부지사의 최측근 A(49·여)씨로부터 “제우스1호의 실제 조합원은 내가 아니라 이 전 부지사”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이 압수한 기록에는 A씨가 이 조합에 1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등장하지만, A씨는 이게 실제로는 이 전 부지사 몫이라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비비안 행사장에서 촬영한 사진. 독자 제공


“김성태, 다같이 잘 살자는 차원서 투자 권유”

제우스1호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7년 3월 조합원 100여명을 모아 만든 투자 조합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신고해야 하는 전문개인투자자(앤젤투자조합)과 달리 실제 투자자를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민법 상 조합의 형태여서 실제 조합원을 신고할 필요가 없어 김 전 회장의 지인들이 대거 차명으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쌍방울그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실제 제우스1호 조합원에는 쌍방울과 미래산업 사외이사를 지낸 특수통 출신 변호사 B씨와 김 전 회장의 친동생 김모 그룹 부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판사 출신 변호사 C씨 등도 포함돼 있다.

제우스1호는 설립과 동시에 150억원을 투자해 코스닥 상장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의 주식 3000만 주(나노스 주식의 23.73%)에 해당하는 전환사채(CB)를 주당 500원 꼴로 인수해 조합원들에게 주식 전환권을 안겼다. 당시 대북 테마주로 분류돼 2018년 9월 코스닥 시총 2위까지 폭등했던 그 주식이다. 조합원들에게 주식 전환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주려던 것 아니냐는 게 검찰의 시선이다.

김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는 “회장님(김성태)이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자는 취지에서 측근들을 제우스1호에 조합원으로 투자하게 했었다. 실제 전환한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수익은 사실상 없다”며 “제우스1호의 실질 조합원이 누군지는 그룹에서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9년 7월26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9 아태평화 국제대회 개회식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종혁(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경기도


“법카 내가 썼다”던 A씨의 태도 변화…코너 몰린 이화영

A씨는 당초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의 뇌물 혐의에 대한 방패를 자처했다. 지난달 14일 이 전 부지사의 2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쌍방울 법인카드를) 실제 사용한 사람은 나”라며 이 전 부지사를 감쌌다. 또한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부탁을 받아 자신을 2019년 6월부~지난해 8월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고 지급한 급여 8500여만원도 “내 정치적 커리어로 인해 정당하게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우스1호 참여에 대해서도 “그분(이 전 부지사)은 관계없고 본인이 쌍방울그룹 임직원에게 설명을 듣고 수천만원을 투자했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최근 검찰 소환 조사에서 A씨는 법정 증언을 뒤엎은 것이다. A씨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범죄수익 등의 수수)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이에 따라 최측근의 변심이 ‘이재명 경기도’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해왔던 이 전 부지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A씨와 쌍방울그룹 계열사에 특혜 채용됐었다는 의혹을 받는 이 전 부지사의 아들,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을 연이어 소환하면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2018년 11월16일 오후 경기도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리는 2018 아태평화 국제대회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손성배·최모란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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