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00년 전 일로 日 무릎 꿇어야 하나"…이재명 "참담하다"
24일부터 5박 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이 출국 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가진 인터뷰에서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 “나라 팔아먹을 대통령”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과거사에 대한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을 지켜야 할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충격적이다”라고 개탄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기에 일본을 대변하고 있는가? 윤석열 대통령은 무슨 권한으로 일본의 침탈과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주나”라며 “우리나라가 용서하면 되는 문제를 여태껏 용서를 강요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하였다는 말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양국 관계 악화의 원인을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 대신 일본을 용서해주지 못하는 우리나라로 돌리다니 그저 기가 막힐 뿐”이라면서 특히 윤 대통령이 ‘화해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과 프랑스 관계가 한일 간에도 재현됐으면 한다’고 한 데 대해선 “독일이 2차 대전 이후 처절할 정도로 과거사 반성을 한 걸 알기는 하냐. 일본은 지금도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부정한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럴 거면 지난 대선 당시 당당하게 일본을 용서하자고 말씀하시지 그랬냐”며 “역사를 잊은 대통령에게 뭘 기대하나. 윤 대통령에게 과연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을 맡겨도 되는지 대단히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이 또 ‘입 리스크’를 터뜨렸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위 대변인은 “국민을 폄훼하고, 국격을 실추시킨 망언”이라며 “망상에 가까운 생각으로 우리 국민을 무턱대고 과거에만 얽매여 안보나 한일협력에는 생각 없는 국민으로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일관계의 진정한 개선은 사과할 것은 분명히 사과하고, 전범 기업들이 피해보상을 직접 했을 때 가능한 것이고 이것이 국민적 요구이자 상식”이라며 “윤 대통령은 역사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역사를 잊고, 국민마저 폄훼하는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무릎 꿇고 국민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윤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별다른 문구 없이 “…”라고만 적었다.
이재명 대표는 아울러 같은 날 당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다. 당황스럽고 참담하다”며 “수십 년 간 일본에 침략당해 고통 받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발언으로 생각되고 대통령의 역사 의식이 과연 어떠한지 생각해보게 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정청래, 박용진 의원도 각각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 팔아먹을 대통령이다”, “무개념 인터뷰로 민심에 피멍을 들게 한다”, “일본 총리 발언인 줄 알았다”,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들으면 피가 거꾸로 솟을 말” 등의 글을 남기며 거세게 비난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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