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빚투’ 과열주의, 순매수 절반가량이 신용거래...증권사 신용 융자 중단 분위기
4월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21일까지 올해 코스닥 시장 신용 거래 융자 잔고 증가분은 2조7008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이 코스닥에서 순매수한 금액(6조1278억원)의 44%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신용 융자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해당 주식을 담보로 맡기는 제도다. 주식의 담보 가치가 빌린 돈의 일정 비율(통상 140%)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원금 회수를 위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다.
지난해 말 7조7609억원이던 코스닥 시장 신용 거래 융자는 21일 기준 10조461억원을 기록,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코스피의 신용 융자 잔액(9조8245억원)보다도 큰 수준인데 코스닥 신용 거래 융자 잔고가 코스피를 넘어선 것은 2020년 11월 17일 이후 2년여 만이다. 통상적으로 신용 융자 잔액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코스피가 더 크다. 다만, 지난 2019~2020년 같은 증시 활황기에는 중소형 종목 주가가 상승하면서 코스닥의 신용 융자가 더 많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20년과 올해 상황이 다르다고 말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0년과 2021년 코스닥 시장 신용 융자 증가액은 개인 순매수대금의 27%, 12.8%에 불과했다”며 “신용 융자가 늘기는 했어도 예탁금 증가가 동반된 현금 매수가 훨씬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처럼 신용 융자 증가액이 개인 순매수대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단기 레버리지 베팅이 코스닥 시장 강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라며 “갑작스럽게 신용 융자가 청산되는 상황이 오면 후폭풍이 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서 ‘빚투’가 크게 늘어나자 개인 대출을 중단하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한국투자증권은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금투업계에서는 대형사인 한투가 신용 융자를 중단한 만큼 다른 증권사도 신용 융자 중단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진 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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