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다고? 혼술 늘자 MZ 찾는다…소주도 제친 '아재술'의 변신

유지연 2023. 4. 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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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위스키 수입량이 동일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술(집에서 먹는 술)·혼술(혼자서 먹는 술) 문화가 확산하고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사이 색다른 술을 즐기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이 위스키 등 주류 진열대에서 술을 고르고 있다. 뉴스1

1분기 위스키 수입량 8400t 넘어


24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3월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78.2% 급증한 8443t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기준 최고치다.

전체 분기 기준으로도 바로 직전인 지난해 4분기(8625t)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위스키 수입량은 최근 급증세다. 지난해 1분기 4738t에서, 4분기 8625t으로 82% 늘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다만 위스키 수입량보다 수입액의 증가 폭은 높지 않다. 올해 1분기 위스키 수입액은 6477만 달러(약 86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느는 데 그쳤다. 중저가의 위스키가 다량 수입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 위스키의 t당 가격도 지난해 1~2분기에는 1만1000달러(1464만원) 수준에서 3분기 9600달러(1279만원), 4분기 8500달러(1132만원), 올해 1분기 7700달러(1026만원)로 내려가는 추세다.


대형마트에서는 한때 소주 매출 넘어서기도


위스키 인기에 대형마트에서는 소주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1~2월 위스키·브랜디·럼·보드카와 같이 양주로 통칭하는 주류 매출이 소주보다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 매출을 100%로 놓았을 때 소주 대비 양주 매출 비중은 2021년 같은 기간 81.3%에서 지난해 95.8%로 늘었고, 올해 들어 103.6%로 소주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이마트의 위스키 매출은 30.5% 신장했고, 양주 전체는 20.2% 늘어났다. 소주 매출은 지난해 13.1% 늘었고, 올해 1~2월에도 1% 신장했지만, 양주의 매출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매출이 뒤집혔다. 3월에는 다시 소주 매출이 올라와 1~3월 누계 기준 소주 매출이 100%일 때, 양주는 94%를 기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2월의 경우 명절 등 영향으로 선물 수요가 높아 양주 매출이 동반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30이 주도, ‘하이볼’ ‘K위스키’ 인기


과거 위스키는 40~50대 기성세대들이 주로 유흥 혹은 접대를 위해 밖에서 마시는 술이었다. ‘폭탄주’의 상징이자 ‘아재술’로, 독주를 멀리하는 문화가 확산하며 위축됐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혼술·홈술이 일반화하면서 와인에 이어 색다른 술을 찾는 젊은 층이 위스키를 찾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위스키에 토닉워터, 탄산수를 넣은 ‘하이볼’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성과 희소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 입맛에 맞는 위스키가 ‘대중술’로 변화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9일 한국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 배치2 디스틸러리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출시한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실제로 올해 1~3월 신세계백화점 위스키 장르의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65% 늘어났다. 특히 위스키 구매 고객의 절반 이상을 20·30대가 차지하며 위스키 매출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가 인기를 얻으면서 일명 ‘K위스키’로 불리는 한국형 위스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9일부터 강남점 ‘버건디&’ 매장에서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의 두 번째 정규 제품 ‘기원배치 2 디스틸러리 에디션’을 130병 한정, 국내 최초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싱글몰트 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나온 맥아 원료만으로 제조한 위스키로 대중적인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며 “최근 발베니·맥켈란 등이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20·30세대 고객들 중심으로 싱글몰트 위스키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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