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불 中 대사 "옛소련 주권 국제협약 없어"…발트3국 반발

발트 3국, 자국 주재 中 대사 초치 예정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가 발트 3국의 주권에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에 해당 국가들이 크게 반발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대표적 늑대전사 중 한 명인 루사예 중국 대사는 지난 21일 프랑스 LCI와의 인터뷰에서 "옛 소련 국가들의 주권을 구체화한 국제 협약이 없다"면서 "실질적으로 국제법상 유효한 지위가 없다"고 주장했다.

루 대사는 또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합병한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의 일부인지 묻는 질문에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영토의 일부였다. 전 소련 지도자 니키타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트 3국인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24일 각각 자국 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하겠다고 밝혔다.

에드가르스 링케비치 라트비아 외무장관은 루 대사의 발언에 대해 "국제법과 국가 주권에 대한 주프랑스 중국 대사의 발언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 측은 이를 설명하고 해당 발언을 완전히 철회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프랑스 외무부 역시 루 총리의 발언에 대해 "경악했다"며 중국 정부가 루 대사의 발언이 자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인지 여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브리엘리우스 란트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발트 3국이 왜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를 신뢰하지 않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여기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것이고 우리 나라들의 국경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중국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마르구스 차크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중화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인사가 그런 견해를 가졌다는 것에 유감이다. 그런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수십 년간의 억압 끝에 독립을 쟁취한 모든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빈틈없는 연대를 강조한다"며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루 대사의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