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G]'걱정의 벽'에 막힌 증시

송화정 2023. 4. 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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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3일째 하락 마감
예측 불가한 정치·외교리스크 경계해야

증시가 3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2520선까지, 코스닥은 850선까지 내려앉았다. 원화 약세, 차익매물 출회 등이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기 둔화 우려에 정치·외교적 갈등까지 더해지며 증시를 둘러싼 '걱정의 벽'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 3일 연속 하락 마감…2520선대로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90포인트(0.82%) 내린 2523.50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13.59포인트(1.56%) 하락한 855.23에 장을 마쳤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은 매도세를 보였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6거래일째 매도세를 지속하며 차익매물을 쏟아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45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48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042억원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1170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10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748억원을 사들였다.

원·달러 환율이 큰폭으로 상승하며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6.6원 오른 1334.8원에 마감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하락했는데 특히 코스닥에서 개별 종목 수급 이슈로 인한 급락에 지수 하방 압력이 가중됐다"면서 "이번주 미국의 빅테크 실적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경제지표 발표와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신흥국 통화 약세, 외국인 매물 출회 확대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8원 이상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둔화에 정치·외교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증시를 둘러싼 '걱정의 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정치리스크 벽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미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급등은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협상 시간이 아직 남아있지만 협상 타결이 지연될수록 채무불이행 사태에 대한 시장의 공포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문제는 부채한도 협상이 경제적 이슈지만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간 상황이어서 돌발적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외교 갈등 예측불가…경계심 높여야

특히 중국 관련 문제는 국내 증시에 그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돼 사태 추이를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한중 관계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은 대내외 걱정의 벽이 높아지면서 원화 가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경기와 외교적 리스크가 복합된 중국 관련 리스크는 단기적 측면 뿐만 아니라 중장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즉, 한국의 대중 및 대미 수출 비중의 급격한 변화는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한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한미간 경제안보동맹과 함께 9월말 종료를 앞둔 중국내 한국 반도체공장 관련 규제 유예 향배는 국내 반도체 업황 사이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1일 한중 관계 냉각으로 중국 관련 소비주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인 바 있다. 이날도 아모레퍼시픽은 0.96%, 호텔신라는 0.64% 각각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무기 지원 발언, 중국-대만 관계에 대해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 하는 시도를 경계해야한다는 발언 등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 중국과의 정치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며 중국 경기회복 관련주들이 약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정치·외교적 리스크는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 연구원은 "경기라는 걱정의 벽은 그래도 우려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지만 각종 정치 및 외교적 갈등으로 인한 걱정의 벽은 높이와 상관없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경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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