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지 못한 난제… ‘불에 날아드는 나방’ 비밀 풀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불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드는 과학적인 이유가 밝혀졌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불나방의 무모한 비행을 '달 항법'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새 연구는 날벌레가 세상의 위아래를 구분하기 위해 밝은 빛 쪽으로 등을 돌리는 '역광 반사' 작용을 불나방 비행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비행 자세가 불안정해진 날벌레는 속도를 잃고 급전직하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드는 과학적인 이유가 밝혀졌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불나방의 무모한 비행을 ‘달 항법’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달을 나침반으로 삼던 날벌레가 가로등처럼 가까이 있는 빛을 만나면, 광원의 거리 차 때문에 소용돌이처럼 빨려 들어가 끝내 자살 비행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달 항법’에 대적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 연구는 날벌레가 세상의 위아래를 구분하기 위해 밝은 빛 쪽으로 등을 돌리는 ‘역광 반사’ 작용을 불나방 비행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연구진은 이런 주장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 데이터로 뒷받침했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ICL) 연구진은 최근 날벌레가 빛 주위에 모여드는 메커니즘을 구현했다고 일본 과학 매체 나졸로지가 23일 보도했다.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곤충이 빛 주위에 모여든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설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고 연구진은 논문 초록에서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곤충이 빛에 끌리는 이유’에 대한 실증적인 답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연구진은 곤충이나 물고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세 조절 기능인 ‘역광 반사’ 작용을 핵심 원인으로 제시했다.
애초 사람처럼 큰 동물은 자연스럽게 중력을 느낄 수 있고, 이를 통해 세상의 위아래를 구분한다.
그러나 몸집이 작은 곤충과 물고기는 빛의 밝기에 따라 세상의 위아래를 인식한다.
해나 달처럼 빛을 비추는 쪽을 위쪽으로 인식하고, 그 반대 방향으로 중력이 작용한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곤충과 물고기는 자동으로 밝은 방향으로 등을 돌리는 일종의 ‘자세 제어 시스템’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런 역광 반사 작용이 가로등 같은 인공 불빛을 만나면 비행을 교란한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곤충이 순간적으로 빛을 등지면서 비행에 차질을 빚게 된다는 설명이다.
곤충의 역광 반사는 이전부터 밝혀진 현상이었지만, 이를 ‘곤충이 빛에 끌리는 이유’와 연관 짓는 건 세계 최초라고 나졸로지는 평가했다.
연구진은 빛과 마주한 곤충의 비행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먼저 아래에서 빛을 비추는 경우다. 빛이 다가오자 날벌레는 순식간에 등과 배를 뒤집는다. 비행 자세가 불안정해진 날벌레는 속도를 잃고 급전직하한다.
위에서 조명을 비춘 경우, 날벌레는 빛 쪽으로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측면에서 조명을 비춘 경우, 날벌레는 빛 주위를 빙빙 도는 움직임을 취했다.
세 움직임 모두 곤충이 광원에 등을 돌리려는 시도가 비행 축에 영향을 미치면서 촉발된 것이라고 나졸로지는 해설했다.
연구진은 빛을 향해 접근하는 게 곤충의 타고난 성질이라는 기존 ‘주광성’ 이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주광성을 가진 다른 생물과 달리 곤충은 빛을 향해 직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연구진은 곤충마다 역광 반사에 대한 감수성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만약 특정 곤충의 역광 반사를 크게 일으키는 빛의 파장만 찾을 수 있다면, 해로운 곤충만 골라 박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尹 “日, 100년전 일로 무릎 꿇어야? 받아들일 수 없어”
- 귀국한 송영길 “절대 도망가지 않겠다…모든 책임 지겠다”
- “10년 넘게 구박”…시어머니 이불로 죽이려 한 며느리
- “누나가 평양 봄 보여줄게”…분홍색 투피스 입은 北여성
- ‘치아 8개·갈비뼈 3개’ 음주 고딩 폭행, 60대 큰 부상
- [단독] 금양 ‘밧데리 아저씨’ 공시위반 조사 착수
- 잔소리에 흉기 찌른 아들… 엄마는 “넘어졌다” 감쌌다
- “떡‧튀‧순 봉사밖에 못해서 죄송하네요” [아살세]
- 좀 당황스럽네… “누누티비에 감사” 불법 추앙하는 이용자들
- JMS 출신 前 KBS 통역사 고백 “성폭력 직접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