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석’ 김서현도 합류…막 오른 신인 열전
역동적인 동작에서 나오는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른다. 때로는 각도 큰 슬라이더로 베테랑 선배들의 헛스윙도 연거푸 끌어낸다. 본격적인 ‘신인 열전’의 서막을 알리는, 한화 이글스 루키 김서현의 투구 장면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또 다른 볼거리인 신인왕 타이틀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1군 데뷔가 늦어졌던 ‘전국 수석’ 김서현이 합류하면서 고교 시절 자웅을 겨뤘던 유망주들이 프로 무대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오른손 투수 김서현은 전면 드래프트로 진행된 지난해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다. 서울고 시절 던진 시속 150㎞대의 빠른 공과 풍부한 잠재력이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1군 데뷔는 동기들보다 조금 늦어졌다. 아직은 몸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한화 구단의 판단 아래 개막 초반을 2군에서 보냈다.
그러는 사이 1군에선 다른 신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SSG 랜더스 오른손 투수 이로운은 6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2.45(7과 3분의 1이닝 2자책점)로 깜짝 호투 중이다. 또, 같은 유니폼을 입는 송영진도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42(12와 3분의 2이닝 자책점)라는 호성적으로 내부 경쟁을 시작했다. 또,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동헌과 삼성 라이온즈 오른손 투수 이호성, LG 트윈스 오른손 사이드암 박명근, 한화 내야수 문현빈도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으며 신인왕 경쟁으로 뛰어들었다.
김서현과 전국 수석을 놓고 다퉜던 KIA 타이거즈 왼손 투수 윤영철도 가세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를 받았던 윤영철은 15일 고척 키움전을 통해 데뷔했다. 그러나 이날 3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1피홈런 5실점하면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 1군 마운드와 친해질 시간도 없이 난타를 당하며 패전을 안았다. 그래도 다음 등판이었던 21일 광주 삼성전에서 4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김서현과 윤영철 다음으로 호명된 롯데 자이언츠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민석도 1군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막 엔트리부터 현재까지 2군 강등 없이 내·외야 백업으로 활약 중이다. 16경기 타율 0.167(48타수 8안타)로 기록은 뛰어나지 않지만, 빠른 발과 안정된 수비로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이렇게 또래들이 존재감을 발휘하는 사이 2군에서 절치부심한 김서현은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통해 지각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이날 시속 157.9㎞의 빠른 공을 던져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현재까지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2.25(4이닝 1자책점). 특히 23일 대전 LG전에선 김현수에게 공 5개 모두 변화구만 던지면서 삼진을 잡아내는 노련함도 뽐냈다.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엔트리에는 총 14명의 신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최근 20년간 가장 많은 숫자다. 종전까지 2013년과 2022년 기록됐던 11명이 최다 인원이었는데 이를 가뿐히 넘어섰다. 그만큼 올 시즌에는 촉망받는 샛별이 많다는 방증이다.
정민철 MBC 해설위원은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도 잠재력을 잘 발휘하고 있다. 또, 아직 신인왕 자격이 있는 한화 문동주까지 포함하면, 근래 들어 가장 치열한 타이틀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루키들은 올해 열릴 항저우아시안게임이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그리고 계속해서 다가올 국제대회에서 세대교체를 해줘야 할 선수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인왕 경쟁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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