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아들 허위 뇌전증 병역비리' 가담 前부장판사 실형 구형

병역브로커에게 '허위 뇌전증' 병역 면탈 수법을 제공받아 아들의 병역 면탈을 도운 혐의를 받는 전직 부장판사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2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최선상 판사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직 부장판사 A씨(51)와 아들 B씨(22)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전직 부장판사로 현재 유명 로펌 소속 변호사로 알려졌다.

이들은 병역브로커 구모씨(47)에게 3500만원을 건네고 2021년부터 구씨가 제공한 병역 면탈 시나리오대로 뇌전증 증세를 거짓으로 꾸며 병역 회피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지난해 2월 중앙병역판정검사소에서 신체등급 7급을 받았다. 병무청은 현재 질병을 치료 중이어서 일정 기간 이후 재검사가 필요한 사람을 7급으로 판정한다.

A씨와 B씨는 이날 모두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잘못된 행위와 처신에 대해 부끄럽다"며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B씨 역시 "잘못된 행동을 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들의 변호인은 "법리적으로 보면 병역법 위반은 병역 의무 감면 대상이 아닌데도 병역 기피나 감면을 목적으로 속임수를 쓸 경우에 해당한다"며 "B씨는 원래 가지고 있던 정신질환으로 애초에 군 면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병역의무자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양형에 관한 의견서도 다음 기일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변호인은 정신질환으로 병역 면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병역 의무자가 실제 증상에 따라 사후적으로 변동되면 처벌규정도 이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 사건은 정신적 장애가 아니라 뇌전증과 관련해 허위 속임수를 사용했다는 내용이므로 변호인의 의견은 타당하지 않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