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순방 효과' 없었다" 보도 '대체로 사실' [오마이팩트]
[강석찬 기자]
▲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검증 대상] "윤석열 대통령은 순방 효과 없었다"는 언론 보도
윤석열 대통령은 24일부터 30일까지 미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요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의 외국 순방 효과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18일 '윤 대통령 외국 가면 '조마조마'… 지지율 공식 홀로 비껴간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외 순방을 전후해 대통령 지지율 상승 효과가 나타났던 공식은 현 정부 들어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이 임기 초반 외국 순방을 다녀온 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른바 '순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19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임기 초반 해외 순방은 '대통령 주목 효과'로 인해 약 3~4%p 정도 긍정 효과가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순방 효과'가 없었는지, 역대 대통령 취임 첫 해와 비교했다.
[검증 내용] 윤석열 이전 대통령 외국 순방 후 지지율 상승 효과 있었나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외국 순방은 총 151회 이뤄졌다. 이 가운데 주간 단위 대통령 국정 지지도 여론조사가 진행된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의 취임 첫 해 외국 순방은 모두 23회였다.
국내 여론조사업체 가운데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은 '대통령 국정 지지도 주간 단위 정기조사'를 각각 2005년, 2012년부터 시작했다(리얼미터는 응답자 2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p, 한국갤럽은 응답자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 리얼미터가 집계한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첫 해 외국 순방 일정과 지지율 변화. 파란색은 지지율 상승, 빨간색은 지지율 하락, 회색은 유의미한 변화 없음. |
ⓒ 강석찬 |
① 2008년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이 전 대통령 지지도는 29.6%에서 24.3%(–5.3p%)로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시민들의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무력, 강경 진압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반감이 더욱 커졌다"며 외국 순방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② 2008년 8월 8일~9일 중국 방문 이후 이 전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23.1%에서 30%로 6.9%p 상승했다.
③ 2008년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러시아 방문 후에는 25.6%에서 32.8%(+7.2%p)로 연속 상승하자 리얼미터는 "한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 등 외교적 성과를 이뤄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는 평가도 내놨다.
④ 2008년 12월 13일 일본을 방문한 이후 이 전 대통령 지지도는 24.3%에서 32.6%(+8.3%)로 올랐다. 리얼미터는 "한·중·일 3개국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통화 스와프 협정으로 외환 불안 심리가 일부 해소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이 집계한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첫 해 외국 순방 일정과 지지율 변화. 파란색은 지지율 상승, 빨간색은 지지율 하락, 회색은 유의미한 변화 없음. |
ⓒ 강석찬 |
① 유의미한 지지율 상승은 2013년 5월 5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방문 이후였다. 리얼미터는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이 53.5%에서 55.9%(+2.4p), 갤럽은 50%에서 56%(+6%p)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갤럽은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리얼미터는 "방미 직후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며 해외 순방 효과가 상쇄됐다고 봤다.
② 2013년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이후 박 전 대통령 지지율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갤럽 조사에서는 54%에서 63%(+9%p)로 상승했지만,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60.2%에서 59.6%(-0.6p%)로 소폭 하락했다.
이렇게 여론조사업체 별로 지지율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조사 시기가 서로 달랐던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갤럽 6월 24~27일, 리얼미터 6월 24일~28일). 당시 한-중 정상회담 직후인 6월 27일 국내에선 NLL 회의록 공개 파문이 일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의 순방 효과 자체는 유의미했지만, 리얼미터 결과에선 국내 정치 문제로 인한 지지율 상쇄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③ 2013년 11월 2일부터 9일까지 유럽을 순방한 후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갤럽 조사의 경우 53%에서 58%(+5%p)로, 리얼미터의 경우는 56.2%에서 58.1%(+1.9%p)로 올랐다. 리얼미터와 갤럽은 동일하게 "APEC 정상회의 참석 등 유럽 순방 세일즈 외교"가 긍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이 집계한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첫 해 외국 순방 일정과 지지율 변화. 파란색은 지지율 상승, 빨간색은 지지율 하락, 회색은 유의미한 변화 없음. |
ⓒ 강석찬 |
① 2017년 9월 6일부터 7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한 이후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은 리얼미터 69.1%에서 67.1%(-2%p), 갤럽은 72%에서 69%(-3%p)로 모두 하락했다. 리얼미터와 갤럽은 한-러 정상회담이 있었음에도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 위기" 영향으로 판단했다.
② 2017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미국을 방문한 후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은 리얼미터 65.6%에서 68.6%(+1.9%p) 소폭 상승, 갤럽 69%에서 65%(-4%p)로 하락했다. 두 업체의 조사 시기가 서로 달랐는데, 갤럽(9월 19~21일 조사)은 "북핵/안보 이슈가 지속"된다고 봤고, 리얼미터(9월 18~22일 조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미국 현지시간 9월 21일)을 기점으로 안보 관련 논란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③ 2017년 12월 13일부터 16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이후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은 리얼미터의 경우 68.6%에서 69.9%(+1.3%p), 갤럽의 경우도 70%에서 72%(+2%p) 모두 소폭 상승했다. 갤럽은 "의협 소속 의사들의 '문재인 케어' 반대 집회,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국토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등으로 (지지율) 변동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리얼미터는 "중국 방문의 성과 관련 보도가 조금씩 증가하고, 일부 부정적 이슈가 핵심 지지층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이 집계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첫 해 외국 순방 일정과 지지율 변화. 파란색은 지지율 상승, 빨간색은 지지율 하락, 회색은 유의미한 변화 없음. |
ⓒ 강석찬 |
① 2022년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린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44.4%에서 37%(-7.4%p)로, 갤럽 조사에서는 43%에서 37%(-6%p)로 모두 하락했다. 특히 갤럽은 윤 대통령의 NATO 정상회의에 참석에 대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48%였는데, 지난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국익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66%, 2017년 문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대한 긍정 응답은 71%였다고 덧붙였다.
② 2022년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유엔 총회 참석 등을 위해 영국과 캐나다 등을 방문한 후에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이들 국가 순방 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4.4%에서 31.2%(-3.2%p), 갤럽은 33%에서 24%(-9%p)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비속어 논란이 이어졌는데 갤럽은 "윤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의 해외 순방은 직무 평가에 플러스가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첫 해 외국 방문은 대체로 즉각적인 직무 긍정으로 이어졌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유엔총회 참석이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시너지를 내며 직무 평가 반등에 이바지했다"라며 "(윤 대통령의 경우는) 이전 대통령들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외교참사와 욕설, 비속어 파문을 규탄하는 첫 촛불집회가 지난해 9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에서 ‘대통령이 부끄러운 시민들’ 주최로 열렸다. ‘외교참사 국민에게 사과하라!’ ‘적반하장 언론탄압 중단하라!’가 적힌 손피켓과 촛불을 든 시민들은 “여러번 들어도 ‘바이든’이라 들리는데, 내 귀가 잘못된거냐” “사실 보도한 MBC탄압 중단’ 등을 촉구했다. |
ⓒ 권우성 |
전문가들도 윤석열 대통령이 이전 대통령들과 달리 순방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19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외국 순방 전 중요한 이슈가 있으면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부에 현안을 공유하고 국회에 협조를 구해 정쟁을 줄이는 관례가 있었다"며 "윤 대통령은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으니 야당이 대통령의 외교적인 성과보다는 실수를 더 부각하면서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이날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외국 순방은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윤 대통령은 눈에 보이는 분명한 사고를 치고 오기 때문에 국민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행동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우리나라 언론들이 대체로 지지율 상승을 '순방 효과'라고 보지만, 진짜 순방 효과는 실질적이고 가시적으로 순방 이후 외교 문제가 해결되는 성과가 기준이 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검증 결과]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 효과 없었다" 언론 보도는 '대체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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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팩트] |
언론 보도 |
"윤석열 대통령은 외국 순방 이후 지지율 상승 효과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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