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 받는 삼성전자...반도체 한파에 2분기 전체 적자 전망 잇따라
최근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전사 기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적자를 예상한 증권사들이 추산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하이투자증권 1조2860억원, SK증권 600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4000억원, 삼성증권 279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9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2008년 4분기 이후 지난 1분기까지 15년간 영업적자를 낸 적 없다. 만약 2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 2000년 3분기 이후로 두 번째 적자 기록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확정 실적 공시는 4월 27일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4월 7일 발표한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95.75% 급감한 6000억원에 그쳤다.
잠정 실적 발표 때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증권사들은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영업손실을 4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그나마 갤럭시 S23 효과로 MX 부문 실적이 호조를 보여 반도체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실적 하락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IT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한파가 길어지고 재고가 불어나면서 대규모 적자가 현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불황이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DS 부문이 2분기에도 1분기 수준 적자를 이어가고, 1분기에 비교적 선방한 MX 사업도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대규모 반도체 적자를 스마트폰이 대부분 상쇄하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가전, 전장에서 소규모 이익을 낸 결과”라며 “당장 반도체 부문이 흑자로 전환할 리 없고 신규 스마트폰 효과가 감소하는 2분기는 적자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글로벌 업계 감산 움직임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삼성전자는 최근 유례없는 대규모 적자에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실적 반등 시점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감산 효과와 업황 개선 등으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실적도 점차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관측이 공존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적자가 지속되면서 2분기가 올해 분기 실적의 최저점이 될 것”이라며 “자연 감산 효과 점증에 따른 재고 안정화로 3분기에는 재고 감소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실적이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나 하반기에 드라마틱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스마트폰 업체 재고 조정이 1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서버 업체 재고 조정은 6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고, 고금리 지속과 인플레이션 부담감이 재차 부각되면 최종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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