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포탄 100만발이 우크라전 변수…러 경고, 한국에 부담"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반도에 있는 대량의 포탄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변수로 떠올라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분단국가인 한국은 북한과 대치하면서 수천 개의 대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십만 발의 포탄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군 관련 책을 공동 집필한 무기전문가 주스트 올리만스는 “한국과 북한은 다른 종류의 포탄 100만 발 이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경대 부설 한국군사연구소 김기원 교수도 중앙일보에 “안보상 이유로 보유하고 있는 탄약의 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보통 1~3개월 치 포탄을 비축해 두는데, 남·북한을 합치면 최소 100만 발 이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지난 19일 민간인 대량 학살이 발생할 경우란 전제를 달았지만, 우크라이나에 군사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이는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대의 탄약 부족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맹국의 도움을 구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블룸버그는 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6·25 전쟁 이래 최대 포격전’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추정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매일 포탄 4000~7000발 가량을 발사한다. 한 달에 12만~21만 발을 쓰는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최소 100만 발 이상의 탄약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는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면 우크라이나엔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체는 "러시아의 경고가 한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북한에 러시아산 최신 무기를 공급하겠다고 하는 등 군사 협력 강화를 예고했다.
이에 일각에선 러시아가 눈독 들이고 있는 북한의 방대한 포탄이 더 많이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도 포탄 조달이 시급한 상태다. EU는 러시아군이 하루 포탄 2만~5만 발을 사용하고 있다고 추정하는데, 한 달이면 산술적으로 60만~150만 발이 소모된다. 북한은 이미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는데, 서방에선 아직까진 그 양이 적다고 관측하고 있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앙일보에 “러시아가 포탄 생산이 더 어려워지는 등 절박한 상황이 온다면, 전쟁이 끝나고 최신 무기를 공급하는 조건을 내걸고 북한에 포탄을 요구할 수 있다. 이는 북한에겐 유리한 조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포탄을 열차·선박 등을 통해 야간에 비밀리에 보내겠지만, 상황에 따라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공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따르면 지난해 2월말 이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 규모는 약 707억 달러(약 94조원)에 달한다. 그중 미국이 354억 달러(약 47조원)로 가장 많은 군사 지원에 나섰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한 나라는 영국·폴란드·독일·캐나다·네덜란드 등 30여 개국으로 알려졌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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