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방미' 尹 대통령, 오늘 출국…'한국형 핵우산' 명문화 추진(종합)

배경환 2023. 4. 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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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안보 강화에 방점
尹 국빈 방미 계기 반도체 등도 논의
122명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으로 윤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을 찾는 두 번째 국빈이 된다. 한미 양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첨단산업 등 경제안보 협력뿐만 아니라 북한이 한국 영토를 핵 공격할 시 미국이 핵으로 보복 대응하는 내용을 명문화하는 확장억제 관련 협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12시40분께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짙은 군청색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했고, 김 여사는 하늘색 긴 원피스형 재킷에 검은 가방, 베이지색 구두 차림이었다.

공군 1호기 앞에서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도열했다. 조이 사쿠라이 주한미국 대사대리,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도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환송 인사들과 차례로 인사했고, 김 대표, 윤 원내대표 등과는 짧게 인사말을 나눴다. 이어 윤 대통령은 김 여사 손을 잡고 전용기 계단을 올라 뒤를 돌아보며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김 여사는 목례 후 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

尹, 5박 7일 美서 세일즈·안보 강화에 총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이날부터 30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순방 둘째 날인 25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투자 신고식과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한미 첨단산업 포럼을 통해 현지 진출과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122명에 달하는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도 함께한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날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해 한국계 전문가들과 만나고 우주항공청 협력 체계 구축, 우주 경제 선점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같은 날 저녁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간 친교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부부 동반으로 한국전쟁기념비를 방문해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정도 마련돼있다.

오는 26일에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의 주요 목적인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고, 회담 이후에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를 초청하는 국빈 만찬이 열린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인 오는 27일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통해 한미동맹 70년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양국이 함께 지향할 미래 동맹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의회 연설 뒤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재하는 국빈 오찬이 개최된다. 윤 대통령은 오찬 이후 미군 수뇌부로부터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직접 브리핑받는 일정도 마련됐다. 한층 더 강화된 한미 안보 협력을 상징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글로벌 영상 콘텐츠 리더십 포럼에서는 'K 콘텐츠' 산업에 대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협력이 논의된다.

윤 대통령은 이후 보스턴으로 이동해 오는 28일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디지털·바이오 분야 석학들과 대담하고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한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는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정책 연설에 나선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조지프 나이 석좌교수와 토론도 한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 일정을 마무리하는 29일 귀국길에 오른다.

北핵공격 땐 美핵보복 '한국형 핵우산' 명문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형 핵우산' 명문화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핵우산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 강화 차원으로 거론되는 방안으로, 북한이 한국을 핵 공격하면 미국의 핵 자산 운용에 우리 정부가 일부 참여해 보복 대응하는 것을 문서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한미는 지난해 9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와 11월 안보협의회의(SCM)를 꾸리고, 정보 공유·협의 절차·공동 기획·공동 실행 등 확장억제 정책 범주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논의를 이어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많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미국에서 우리한테만 그렇게(한국형 핵우산을) 해줄 수 있는지는 중요한 문제라서 양국 정상들이 협상해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위당국자도 지난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이며 이는 정상회담 후 별도의 문서에 명문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협의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도발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사정권이 미국 본토까지 확장되는 등 위협이 커지고 있어 미국 정부도 한국의 요청을 의제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미의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2, 3차 도발을 봉쇄해야 한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취지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양국 간 확장억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금 한·미가 마련하려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한국 땅에 핵무기를 갖다 놓지는 않지만, 협의의 깊이와 협력의 폭은 훨씬 더 깊고 강력할 것"이라고 암시한 바 있다.

또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경고, 확장억제 강화라는 말보다는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 구체적이고, 직관적으로 경고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SCM이나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는 공동보도문을 통해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용납하지 못한다.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 "한국에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운용해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고만 밝혀 구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 밖에도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구체화를 위해 반도체·배터리·공급망·인공지능(AI) 등 안보에 직결된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구체화하고, 양국 미래세대 교류 지원, 우크라이나 전쟁·대만해협 문제 등 글로벌 현안 공조를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美 백악관 성조기·태극기 나란히 걸려…한미동맹 분위기 고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재 미국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맞이를 위해 백악관 옆 건물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걸었고 워싱턴DC 주요 도로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게양하는 등 준비를 마무리했다. 특히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광고물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고물은 한국전쟁 참전 당시인 1953년 미국 의장대와 2023년 한국 의장대가 각각 성조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 광고물은 워싱턴 한국문화원이나 구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 인근 등에 설치됐다. 전날에는 백악관 앞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미군 의장대도 등장했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서는 양국에서 '한국전쟁 영웅 10인'의 공적을 알리는 헌정 영상을 주요 도시에서 동시 송출하기로 했다. 헌정 영상은 70년 한미동맹의 출발점인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양국 간 자유와 연대의 가치동맹, 안보동맹을 기억하고 또 다른 70년 미래를 기약하자는 취지로 국가보훈처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만들었다. 국내의 경우 서울 시내 전광판 120여개소를 시작으로 내달 1일부터는 전국 150여개소로 확대한다. 현재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영문용 영상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하루 약 680회 송출 중이다.

성남=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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