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허정희 "사무보조 알바하다 배우로…혼자 프로필 돌렸죠" (엑's 인터뷰③)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신예 허정희가 배우 데뷔 비하인드를 전했다.
허정희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엑스포츠뉴스 사옥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허정희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에서 부염지 역으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일랜드'는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드라마로, 배우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 고두심 등이 출연했다.
특히 '아일랜드'는 지난 18, 19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부문 랑데뷰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허정희는 '아일랜드' 대표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처럼 허정희는 '아일랜드' 공개 후 칸 페스티벌 참석 뿐 아니라 새 소속사 제이플렉스와의 계약 소식을 전하며 바쁜 행보를 예고했다.
회사 없이 홀로 고군분투했던 허정희는 "열심히 하다가도, 어느 정도 하다 보면 혼자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있더라. 계약서 쓸 때도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다 보니,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긴장되는 부분이 있더라. 그런데 또 하다 보니까 노하우가 생겨서 '이렇게 했으니까 다음번에는 이렇게 해보자' 하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작품을 꾸준히 했던 배우가 아니었지 않나. 나름대로는 혼자 일을 하면서 메이킹을 하고 프로필도 돌리고, 틈새시장을 찾아가면서 열심히 하긴 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자꾸 들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들, 감독님부터 이전 작품들까지 검색도 해보고 그랬다. '배우는 쉬지 않고 해야 돼' 하면서 다작을 했던 적도 있었고, 아르바이트랑 병행한 적도 있다. 여러가지를 경험해봤는데, 제일 중요한 건 결국 저한테 맞는 걸 찾는 것 같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허정희는 "연습은 혼자 할 수 있으니까, 보시는 분이 PR님이라고 생각하고 영상을 찍어서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 혼자 저를 PR하는 홈페이지도 만들고 그랬다. 어떻게 봐야 편할까.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라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일랜드'를 통해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허정희는 어떻게 연기를 시작했을까. 그는 "사실 연기는 타고난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송강호, 최민식 선배님들처럼, 태어났을 때부터 연기력이 장착된 것 같은 대배우님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원래 노래하고 춤추는 걸 되게 좋아했다. 연기와 노래는 별개라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뮤지컬 수업을 듣게 됐다. '제가 해왔던 노래랑 춤의 베이스가 연기였구나' 생각이 들더라. '연기의 기초를 배워두면 노래하고 춤추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시작을 하게 됐다. 하다 보니까 성향과도 맞더라"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허정희는 "아르바이트를 진짜 많이 했다. 영화사에서 사무 보조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우연한 기회로 광고를 몇 번 찍게 됐다. 그러면서 이걸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주위에 물어보기도 하면서 뛰어들었다. 사실 프로필도 없어서 셀카 동영상을 찍어서 (영화 관련) 구인 사이트에 올리고 그랬다"고 말해 이목을 모았다.
그는 "필모도 없었고, 연기 동영상을 보내라고 하는데 없으니까 보내지도 못 했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운 좋게 '예술의 목적'이라는 단편영화 오디션을 보게 됐다. 대본을 외우지도 못 하고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이건 감독님도 모르실 거다"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오디션 현장에 한 시간 일찍 도착해서 근처 카페에 있었는데, 갑자기 오디션 관련 문자 메시지가 왔더라. 오디션을 볼 때 눈물을 흘려주길 바란다고 써있었다. 그 문자를 일주일 전에 발송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MMS여서 그랬는지 저는 오디션 직전에 뒤늦게 그 문자를 받았다"며 아찔했던 오디션 때를 떠올렸다.
허정희는 "오디션을 보면서 제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고 밑바닥에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눈물이 한 방울 똑 떨어졌다. 이후에 감독님께서 같이 하자고 연락을 주셨는데 솔직히 안 믿겼다. 제 반응이 시원치 않으니까 감독님께서 '안 좋으세요?' 하셨던 기억이 난다. 너무 큰 경험이 됐다"라며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인터뷰④에 계속)
사진=고아라 기자, 티빙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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