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종목 쏟아졌다…무더기 매도 외국계 'SG증권' 무슨 일

코스피가 하락세로 출발하며 장중 2540선 아래를 기록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코스닥 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하락세로 장을 출발했다. 연합뉴스

24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세에 하한가 종목이 속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등의 주가가 모두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 폭(±30%)까지 내린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CJ는 장중 전 거래일 대비 28.15% 급락해 하한가 가까이 추락했다가 낙폭이 줄어 12.70% 내린 9만4900원에 마쳤다.

이들 종목은 업종·테마상 공통점이 없으나 모두 이날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나오며 주가가 급격히 하락했다.

SG증권은 이날 CJ를 19만7806주 순매도했다. 또 다올투자증권(61만6762주), 하림지주(191만2287주), 삼천리(1만3691주), 대성홀딩스(1만1909주), 서울가스(7639주), 세방(12만1925주) 등을 대량 매도했다.

이들 종목과 관련해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과도한 차입 투자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종목 전체의 최근 5일(17∼21일) 평균 신용융자 잔고율(총발행 주식 수 대비 신용으로 매수된 물량의 비중)은 1.51%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날 하한가를 기록한 다올투자증권의 5일 평균 신용융자 잔고율은 14.27%로 평균을 대폭 웃돌았다. 삼천리(10.77%)와 대성홀딩스(6.67%), 서울가스(7.26%), 세방(12.29%)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종목의 5일 평균 신용융자 공여율(총거래량 대비 신용 거래 물량의 비중)은 19∼42% 수준으로 역시 코스피 전체 평균(10.26%)보다 훨씬 높았다.

이밖에 시장에서는 특정 사모펀드에 문제가 생기면서 차액결제거래(CFD) 매물이 쏟아졌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CFD는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초자산의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일 가장 큰 화두는 수급 이슈. 특정 창구를 통한 CFD 매물 출회 등이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관련해서 세부 추정은 기술적으로 제한적"이라며 "다만, 금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과도한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원인이었다는 것에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