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에서 혹평 받은 백종원, 새로운 도전은 성공할까?

김종성 2023. 4. 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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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tvN <장사천재 백사장>

[김종성 기자]

모로코에서의 장사 마지막 날, 손님들은 갖가지 이유로 돌아오지 않았다. "급할 건 없어." 백종원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막간의 시간을 활용해 주방 정리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매출은 380DH. 목표치인 3000DH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 백종원은 "원래 목표를 세우면 잘 안 돼"라며 느긋하게 몸을 풀었다. 그에게는 '골든 타임'이라는 노림수가 있었던 것이다. 

목표 매출 위한 백종원의 고군분투
 
 tvN <장사천재 백사장> 한 장면.
ⓒ tvN
 
23일 방송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 4회 초반부에는 목표 매출을 채우기 의한 백종원의 고군분투가 담겼다. 드디어 금빛 태양이 저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생업을 마치고 저마다 집으로 향했다. 각자의 이유로 거리가 가장 붐비는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오후 7시 20분, 백종원은 장사의 기지개를 켰다. 손님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백종원은 시선을 끌 퍼포먼스를 펼쳤다. 

골든 타임의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연달아 손님들이 들어오자 백종원의 손도 덩달아 빨라졌다. 맛있게 식사를 마친 손님들은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저마다의 제스처를 취했고, 손님들의 환대에 셰프 이장우는 모로코식 인사로 보답했다. 백종원도 백종원도 손님들의 짧은 인사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뱀뱀은 손님에게 한국 음식이라 소개하면서도 할랄 고기라는 점도 잊지 않게 알렸다. 

어두워지자 오히려 거리는 더욱 활발해졌고, 귀가해서 먹을 저녁을 사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당연히 백종원의 가게 앞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바야흐로 골든 타임이 시작된 것이다. 하루의 매출이 결정되는 시간이다. 실내는 이미 만석이라 의자를 더 가져와 자리를 만들거나 합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팁을 주고 가는 손님도 있다. 듬뿍 들어간 고기에 손님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게 장사가 꼭 이래. 확 밀려들어 왔다가 똑 끊겼다가 또 쑥 올라가고. 이걸 몇 번 하느냐야." (백종원)

파도처럼 한 차례 손님이 밀려든 후 잠시 한가해졌다. 백종원은 오픈 초반에는 시간별 손님 격차가 크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장사가 잘될수록 시간별 손님 격차가 사라지게 마련인데, 3일 차에 그런 안정감을 기대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다. 정적이 끝나고 다시 손님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오후 8시 45분, 누적 매출은 2,300DH이었다. 목표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골든 타임은 지나버린 시점이라 손님은 소강상태였다. 다행히 재방문 손님이 지인들을 데리고 찾아와 버거는 완판됐고, 준비해 온 매운 갈비찜도 모두 판매할 수 있었다. 백종원은 신이 나서 "다 팔고 나서 손님한테 '피니시!'하는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알지?"라고 말했다. 어제 방문했던 손님이 동생들의 손을 잡고 가게를 찾았지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과연 3일 차 총 매출은 얼마일까. 안타깝게도 2,840DH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백종원도 4일째부터 탄력을 받는데 3일은 무리였다며 아쉬워했다. 모로코에서 장사를 한 3일간 매출은 총 4970DH으로 한화로 약 70만 원이었다. 첫날 야시장에서 쫓겨나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거둔 성과였다. 비록 목표에는 못 미쳤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기에 긍정적인 도전이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나는 어디다 데려다 놔도 자신감 빡! 아니라니까. 나 생각보다 되게 겸손한 사람이야." (백종원)

아프리카 원정을 마친 백종원에게 새로운 도전이 주어졌다. 다음 장소는 저번처럼 백종원 몰래 준비됐다. 공항에서 확인한 두 번째 목적지는 이탈리아의 나폴리였다. 나폴리하면 연상되는 이름이 있을 텐데, 그렇다. 축구 국가대표 김민재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팀의 연고지이다.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나폴리는 이탈리아 내 대표적인 미식 도시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마르게리타 피자를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의 3색 국기(녹, 백, 적)를 상징하는 바질,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 소스만 들어가는 마르게리타 피자의 탄생지가 바로 나폴리이다. 무려 8200개의 피자집이 있을 만큼 피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식문화 자부심이 상당한 이탈리아, 세계적으로 대중화된 이탈리안 식당의 본거지인 나폴리에 백종원이 도전장을 내밀게 된 것이다. 

나폴리에서의 두 번째 도전
 
 tvN <장사천재 백사장> 한 장면.
ⓒ tvN
 
 tvN <장사천재 백사장> 한 장면.
ⓒ tvN
 
놀랍게도 나폴리에는 한식당이 존재한 적이 없었다. 백종원은 "없었으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지"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제작진이 제시한 목표는 연 매출 5억, 그러니까 일 매출 135만 원이었다. 미션은 모로코 때와 동일했다. 자리 선정부터 업종 정하기, 인테리어까지 셀프로 진행됐다. 제작진은 총 3개의 상권을 준비했는데, 백종원이 어느 상권을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됐다. 

첫 번째 상권은 중심가인 톨레도 거리였다. 현장을 찾은 백종원은 단박에 '흘러가는 상권'이라는 걸 파악했다. 유동 인구가 많다는 뜻이었다. 그곳에는 100년 전 마르게리타 피자가 탄생한 유명한 식당도 위치해 있었다. 관광객이 워낙 많아 입지로 보면 최상이었지만, 유명한 식당이 근처에 있다는 점에서 백종원은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곳의 월세는 4500유로(한화 약 600만 원)이었다. 

두 번째 상권은 플레비시도 광장 인근의 산타루치아 거리였다. 이곳은 첫 번째 상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관공서, 출판사, 약국, 마트 등이 위치해 있어 현지 동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오래된 동네 상권에 위치한 두 번째 가게는 60년 동안 유지해 온 토박이 가게였다. 식사 시간이 되면 단골 손님들이 찾아오는 그런 곳 말이다. 월세는 3500유로 수준이었다. 

마지막 상권은 오션 뷰 호텔들이 줄지어 있는 계란성 거리였다. 나폴리 분위기가 물씬 풍겼고, 해산물 위주의 수준급 레스토랑이 많았다. 주말이면 현지인들이 돈을 쓰러 나오는 곳이었다. 월세는 6000유로로 세 곳 중 가장 비쌌다. 백종원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는 한식에 관심 없는 관광객 위주의 첫 번째 상권은 제외했고, 현재 계절(겨울)과 맞지 않는 세 번째 상권도 위험 부담이 컸다. 

마침내 백종원이 선택한 상권은 현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두 번째 상권이었다. 그는 상권의 기초는 재방문율이라며, 뜨내기 관광객이 아닌 재방문 손님이 많은 현지인 상권이 장사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자리 선정을 마쳤으니 이제 메뉴를 정할 차례이다. 백종원은 피자의 도시에서 야심차게 한국식 토핑이 올라간 피자(제육 피자, 불고기 피자)에 도전했다. 

하지만 현지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시식에 참여한 나폴리 사람들은 백종원의 불고기 피자에 '달콤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단맛이 강해서 피자 같지 않다는 얘기였다. 그렇다면 제육 피자는 어떨까. 다행히 적당하게 매운 맛에 반응이 좋았다. 다만, 너무 많은 맛이 느껴져 과한 것 같다는 반응과 토마토와 제육이 불협화음을 낸다는 혹평도 있었다. 

돈 내고 사 먹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정통 피자만 피자로 인정하는 현지 손님의 반응에 백종원의 계획은 무산됐다. 예상 못한 반응이 시무룩해졌지만, '장사천재' 백종원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한국 고유문화인 백반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정공법을 제시했다. 역시 제육과 불고기는 쌀밥과 함께여야 빛을 발하는 법이니 말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상차림이자 엄마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백반, 한식당이 전무한 나폴리에서 과연 백종원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모로코에이어 또 한번 극악의 조건 속에서 장사를 하게 된 백종원이 어떤 수완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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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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