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회 의령홍의장군축제' 14만명 방문...의령군 축제 역사 최대 인파 기록
의령 곳곳 '홍색'...홍의장군 웅장한 기상 뽐내
'의병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탄생시킨 '의병의 성지' 의령군이 축제 이름을 바꾸고 처음 개최한 ‘제48회 의령홍의장군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의령군 축제 역사상 최대 인파인 14만 명이 의령을 찾았고 군민들도 하나 된 마음으로 축제를 즐겼다.
"의령군이 만들어가는 의병정신은 또다시 국민들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라는 오태완 군수의 공언대로 20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이번 축제에 의령군이 선보인 '의병정신'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축제는 그야말로 역대급 규모의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관광객들은 의령 관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 모두가 의병, 홍의장군이 되어 모두 모였다"라는 축제 구호에 맞아떨어지게 누구나 의병이 됐다.
의령군은 의령의 자부심이자 의병의 상징인 의병탑에 야간 조명으로 불을 밝혀 비장함을 연출했고, ‘홍의장군’의 '홍색'을 축제 상징 색깔로 지정해 축제장 곳곳을 홍의장군의 웅장한 기상으로 채웠다.
축제 시작을 알리는 의병출정 행렬과 횃불 행진을 시작으로 열린 개막식은 새로운 홍의장군 축제 원년 선포의 의미까지 더해 더욱 다채롭게 구성됐다.
느티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치며 최초로 의병을 창의했던 1592년 4월 22일 그날을 재현한 ‘북의 울림’ 공연, 곽재우 장군과 17장령 그리고 이름 없는 의병까지 이들의 삶과 투쟁을 재조명한 창작 주제공연은 '의병의 혼'을 깨웠다.
이어 밤하늘 상공에 떠올라 ‘승리의 그날, 의병 승리의 함성’을 형형색색 빛깔로 표현하는 ‘드론멀티쇼'가 펼쳐지자 축제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축제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전병호(40) 씨는 "어릴 적 매년 갔던 의병제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대형 콘서트장에 온 기분"이라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의령에 있다는 것이 우선 놀랍고, 같은 옷으로 의령을 표현하는 것도 보기 좋다"고 말했다.
축제 기간만큼은 의령군은 '젊은 도시'로 변했다. 행사장 어딜 가나 어린이와 학생들로 넘쳐났다.
의병탑, 충익사, 의병박물관 등 주요 의병유적지를 찾아 모바일 스탬프를 찍어 오면 축제장에서 기념품을 지급하는 '의병유적지 모바일 스템프 투어'와 미래의 의병인 어린이들의 용기를 키워주는 ‘의병훈련소’는 단연 인기였다.
어린이 홍의장군 선발대회, '홍의장군 축제에 온 홍이장군' 행사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을 탔고, 의병말타기 체험, 의병 맨손물고기 잡기, 의병기차는 체험하려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몇 미터씩 줄 서기를 하는 광경도 예사였다.
최고 화제는 '전국 의병주제관'이었다. '전국 의병주제관'은 임란에서 항일의병으로 이어지는 시대별 의병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지역별로 대표 의병장도 구분해 정리했다.
의병의 날을 만든 의령군은 의병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릴 '의병엑스포'를 장기적으로 구상 중인데 ‘전국 의병주제관’은 의령엑스포 미리보기로 큰 관심을 끌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세계 최대 줄'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의령큰줄땡기기’가 6년 만에 다시 당겨졌다. 군민 5000여명이 참가한 이날 줄땡기기에 ‘큰줄’은 길이 125m에 둘레가 5m에 달했다. 군민들은 합심해 직접 만든 줄을 이날 함께 당기며 풍요와 화합을 기원했다.
홍의장군축제와 함께하는 동반 축제들도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진 다채로운 선택지로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29kg 초대형 수박이 등장한 의령 토요애 수박축제, 7회를 맞이한 '트롯 신예 등용문' 이호섭가요제, 예선전부터 이변의 연속인 민속 소 힘겨루기 대회 등도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축제 기간 인기가수들도 의령을 방문에 '승리의 함성'을 거들었다. 장민호, 에일리, 김희재 등 소위 핫한 가수들이 축제장을 찾았다.
한편 의령군은 이번 첫 번째 홍의장군축제를 전환점으로 '의병'이 과거만의 역사가 아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정신으로 삼고 '의병의 가치'를 전파하고자 했다.
오태완 군수는 "위기 앞에 의연히 일어선 희생정신과 '정의와 공동체'라는 목표를 위해 모두를 끌어안은 의병들의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다시금 군민들께 일깨우고 싶다"며 "이번 홍의장군축제의 가장 큰 소득으로 통합과 화합의 마중물로 '의병정신'이 의령군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장에서 만난 60대 한 군민은 "작은 동네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광경은 육십 평생 처음"이라며 "의령이 원래 이런 곳이다. 다들 뭉치면 잘한다. 우리 의령은 위태위태할 때도 서로가 의지해서 힘을 낸 곳"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화합의 약속'을 남기고 축제 이름을 바꿔 처음 개최한 의령홍의장군축제가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의령=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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