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 "'극한직업', 짊어지고 가야 할 감사한 짐" [엑's 인터뷰]

윤현지 기자 2023. 4. 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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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감독 이병헌이 영화 '극한직업'의 후속작 '드림'을 공개하며 느낀 부담감에 대해 설명했다.

2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드림'의 감독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병헌 감독은 2008년 '과속스캔들'의 각색가로 정식 데뷔 후 2015년 '스물'로 첫 장편 상업 영화를 연출했다. 이후 2019년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기록했다. 같은 해 8월에는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연출을 맡으며 드라마에서도 마니아층을 모으며 활약했다.

이 감독은 언론시사회에 이어 인터뷰에서도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랜만이어서 많이 떨린 것 같다. 일 년에 한 작품 씩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쉬지 않았나. 그래서 귀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떨 줄 몰랐는데, 올라가자마자 떨리더라"라며 회상했다.

그러면서 '드림'의 반응에 대해 "괜찮게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예상한 것과 겹쳐서 재밌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 감독은 SNS에 '극한직업'과 비교돼 미안하다는 심경글을 올렸다. 그는 당시 "기분 좋은 상태"고 다시금 강조하며 "작품이 호평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따라오는 말이 '극한직업'이었다. '드림'을 같이 만든 사람들은 '극한직업'을 만든 사람들이 아니다. 그 사람들도 같이 그런 평가를 같이 받아야 하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평소에 내가 가진 우울감이 그 글을 어둡게 느끼게 한 건지. 가볍게 썼는데 무겁게 해석이 된 것 같다"며 해명했다.

그는 "당연히 부담을 가지고 있다"며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극한직업' 얘기가 그렇게 많이 나올지 몰랐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사실 내 입장에서 그렇게 나쁘진 않다. 관심이기도 하니까 좋다. '드림'은 어쨌든 투자 심사에서 '극한직업'으로 가산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밀려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에 책임감도 느껴지고 유의미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다. 다른 때 비해 부담감은 있었다"고 그가 느낀 부담감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감독이 내놓은 '드림'은 "완전히 다른 방식"의 영화였다. 그는 "'바람바람바람'은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강박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좋아해 주는 사람도 많지만 실패에 가까워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걸 내려놓게 되면서 '극한직업' 때는 그냥 웃겨보자, 재밌게 해보자 했던 게 평가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드림'에 대해서는 "결말이 정해져 있었다. 실제 홈리스 월드컵 이야기, 실화와 똑같이 하려고 했고 크게 벗어날 형식적인 것이 없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싶었다. 이 소재가 많이 소개됐으면 했다. 영화적 기교나 새로움에 대한 강박은 버리고 가장 쉬운 걸 가져다가 재밌게 만들어 보자 했다. 소외된 것을 소개시켜줘야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다른 기술적인걸 생각한 건 없고 차근히 쉬운 형태로 설명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홈리스 소재를 위해 "인터뷰를 많이 했다"며 "IMF, 빚보증, 사고, 부상, 공사장 등의 사연이 많았다. 내가 창작한 사연은 인선이 정도였다. 2015년 네덜란드 대회도 같이 갔었고 빅이슈 단체가 있어서 국장과 만나 일하시는 분들도 만났고 그분들이 가진 사연이 소개된 책자들도 보고 그랬다"고 노력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홈리스를 특징 하거나 개인적인 내용을 전하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대중영화로 만들다 보니 실제 이미지를 가지고 이야기를 고증하듯이 이야기를 전할지, 어느 정도 바꿔야 할지 톤을 잡는 것이 시나리오 쓸 때부터 고민을 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르적으로 코미디가 섞인 부분에 대해서도 "회의를 많이 했다. 혼자 판단하기보다는 스태프들과 이야기 많이 나눴고 심지어 초고는 코미디가 조금 더 많았다. 빨리 채워 넣고 거둬내려는 작업을 했다. 스태프들이 아쉬워하더라. 너무 희화화할 것 같은 내용은 빼기도 했다"며 장르에 대한 고민도 전했다.

그는 "'이병헌스럽다'기보다는 '드림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극한직업'으로 성공했고 그에 따른 평가, 비교, 짊어지고 가야 하는 고마운 짐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오히려 감동코드가 모자라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병헌 사단이라고도 불리는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단골집 찾아가듯이 편하지 않나. 새로 작업하는 배우들도 있고 하니 어울리는 역할이 있으면 먼저 생각나는 배우들 이 사람과 작업하면 수월하겠다 해서 제의를 하고 받아들여진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림'이 이병헌 유니버스의 확장은 아닌지 묻자 "홈리스 월드컵 이야기를 다루면서 감히 내 유니버스를 담을 수 없었다"며 반복되는 배역 이름에 대해서도 "노동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오랜 친구들의 이름이다. 이제는 다 알아버리셨으니 바꾸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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