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12년만에 국빈 訪美…'한국형 핵우산' 명문화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한다. 한구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으로 윤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을 찾는 두 번째 국빈이 된다. 한미 양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첨단산업 등 경제안보 협력뿐만 아니라 북한이 한국 영토를 핵 공격할 시 미국이 핵으로 보복 대응하는 내용을 명문화하는 확장억제 관련 협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北핵공격 땐 美핵보복 '한국형 핵우산' 명문화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형 핵우산' 명문화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핵우산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 강화 차원으로 거론되는 방안으로, 북한이 한국을 핵 공격하면 미국의 핵 자산 운용에 우리 정부가 일부 참여해 보복 대응하는 것을 문서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한미는 지난해 9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와 11월 안보협의회의(SCM)를 꾸리고, 정보 공유·협의 절차·공동 기획·공동 실행 등 확장억제 정책 범주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논의를 이어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많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미국에서 우리한테만 그렇게(한국형 핵우산을) 해줄 수 있는지는 중요한 문제라서 양국 정상들이 협상해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위당국자도 지난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이며 이는 정상회담 후 별도의 문서에 명문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협의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도발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국내 자체 핵무장론이 확산한데 따른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사정권이 미국 본토까지 확장되는 등 위협이 커지고 있어 미국 정부도 한국의 요청을 의제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미의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2, 3차 도발을 봉쇄해야 한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취지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양국 간 확장억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금 한·미가 마련하려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한국 땅에 핵무기를 갖다 놓지는 않지만, 협의의 깊이와 협력의 폭은 훨씬 더 깊고 강력할 것"이라고 암시한 바 있다.
또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경고, 확장억제 강화라는 말보다는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 구체적이고, 직관적으로 경고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SCM이나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는 공동보도문을 통해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용납하지 못한다.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 "한국에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운용해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고만 밝혀 구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 밖에도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구체화를 위해 반도체·배터리·공급망·인공지능(AI) 등 안보에 직결된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구체화하고, 양국 미래세대 교류 지원, 우크라이나 전쟁·대만해협 문제 등 글로벌 현안 공조를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美 백악관 성조기·태극기 나란히 걸려…한미동맹 분위기 고조현재 미국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맞이를 위해 백악관 옆 건물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걸었고 워싱턴DC 주요 도로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게양하는 등 준비를 마무리했다. 특히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광고물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고물은 한국전쟁 참전 당시인 1953년 미국 의장대와 2023년 한국 의장대가 각각 성조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 광고물은 워싱턴 한국문화원이나 구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 인근 등에 설치됐다. 전날에는 백악관 앞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미군 의장대도 등장했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서는 양국에서 '한국전쟁 영웅 10인'의 공적을 알리는 헌정 영상을 주요 도시에서 동시 송출하기로 했다. 헌정 영상은 70년 한미동맹의 출발점인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양국 간 자유와 연대의 가치동맹, 안보동맹을 기억하고 또 다른 70년 미래를 기약하자는 취지로 국가보훈처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만들었다. 국내의 경우 서울 시내 전광판 120여개소를 시작으로 내달 1일부터는 전국 150여개소로 확대한다. 현재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영문용 영상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하루 약 680회 송출 중이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이날부터 30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방미 기간 한미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방문 등을 비롯해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하버드대 연설,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이 예정돼 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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