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쏠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경실련 2023. 4. 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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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인구의 이동 흐름은 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 변화와 밀접

이 기사는 경실련 유튜브 도시대학 2강 "수도권 쏠림의 대가" 강의 내용 요약 정리 기사입니다. <기자말>

[경실련]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
ⓒ pixabay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이동통계를 보면 과거 20년 동안 수도권으로의 순이동 인구는 2002년에 15만 명으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월드컵을 개최했던 해인데 수도권의 인구 흡인력이 엄청 났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추세는 2002년 이후 점차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까지 4만~5만 정도를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2015년부터 빠르게 증가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약 10만 명 정도가 꾸준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인구의 80~90%는 청년인구입니다. 여기서 청년은 19~35세까지입니다.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에게 왜 떠나는지 물어보면 수만 가지 이유가 나옵니다.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일자리이고, 두 번째는 학업적 이유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업적 이유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수도권에서 학업을 이어가든지 사교육을 받아야 일자리를 수도권 지역에서 얻을 기회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 두 문제가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 5대 광역시의 청년인구 대비 수도권으로의 순이동 비율은 2020년만 봐도 1.5% 정도의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1.5%씩 매해 빠지면서 10~20년이 지난 후 지역에 남아있는 청년인구가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본다면, '지역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하겠구나'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지역이 무너지고 있는 이유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에서 2021년에 발표한 "도심융합특구 특별법 하위법령 등 지역맞춤형 도심융합특구 추진체계 마련 연구"에 따르면
비수도권을 대전권, 광주권, 대구권, 부울권으로 나눠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의 기간 동안 살펴보니 광주권, 대구권이 마이너스세로 돌아섰습니다.

사실 2000년 초반에는 지역에 있는 대도시권이 버티고 있었는데 이게 마이너스 추세로 돌아섰다는 건 그만큼 흐름이 강하다는 겁니다. 충격적인 것은 부울권 같은 경우는 2000~2010년 인구로만 보면 한 10% 성장세를 보이다가 2010년 이후에는 마이너스세로 돌아섰습니다. 2020년으로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추세가 더욱 강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도시권이 이런 형편이니 중도시권, 소도시권은 정말 계속적으로 마이너스 추세가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비수도권과 수도권의 상대적 GRDP(지역내 총생산) 비중도 안정적으로 비슷하게 나눠 갖다가 2010년이 지나면서부터 수도권이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기 시작하고 여기서도 크로스가 일어난 때가 2015년부터입니다(출처: 마강래, 2021, "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 메디치미디어). 수도권의 상대적 GRDP가 급상승하는 시기가 최근이고, 지금으로부터 몇 년 안 된 시기부터 우리는 여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무언가를 겪고 있습니다.

2015년 이전과 이후에 어떤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청년인구의 이동 흐름이 왜 이렇게 발생하는지는 산업구조 변화와 관련이 됩니다. 1차 산업혁명 때는 철도역을 기반으로 도시가 굉장히 융성을 했습니다. 2차 3차를 지나면서 도시 외곽에서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그 개발된 곳에서 일자리가 제공되고 또 인구가 이동하고 배후 주거단지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도시가 팽창했습니다. 그러다가 4차 산업혁명으로 오면서 다시 도시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시기와 공간구조의 변화가 격변하는 시기랑 강하게 맞물리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산업단지를 외곽에다 대규모로 개발하면 일자리가 많아지고 도시계획에서 산업단지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해야 되는 게 대규모 배후단지 개발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자리와 주거 공간이 너무 격리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워야 하고 여기에 문화 상업 행정이 따라 들어가는 양상을 보였는데,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산업들은 첨단산업에 맞는 혁신 인재들이 모인 곳으로 일자리가 따라가고 있습니다.

첨단 인재들은 기본적으로 어떤 특성을 갖을까요? 젊은 인재들은 기본적으로 밀도 있는 공간,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 재미있는 공간들을 선호하고 이런 공간들이 자신의 내공을 키울 수 있다고 직감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루트들을 통해서도 좋지만 자기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함으로서 수다를 떨면서 전달되는 여러 가지 지식들이 알게 모르게 내공을 키우고 그 내공을 가진 사람들을 기업이 쫓아가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리포터 영화로 유명해진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역을 보면 굴지의 기업들이 다 입지해 있습니다. 구글부터 시작해서 삼성도 여기에 입지를 하고 있고요. 첨단 IT기업들, 디자인 관련 기업들, 루이비통도 들어와 있고, 세인트마틴이라는 유명한 디자인 스쿨도 들어와 있습니다.

도심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일자리들, 직업군을 보면 바이오 쪽, 커뮤니케이션 쪽, 비디오 프로덕션 쪽, 뮤직 사운드 레코딩 등입니다. 이런 콘텐츠는 격리된 공간이 아닌 밀도 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협업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 아이디어를 모아서 뭔가 기업들이 잘 활용을 하면 굉장한 부가가치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부 균형발전 정책들을 보면 균형발전에 대한 큰 그림을 가지고 진행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혁신도시, 기업도시 정책이 나왔습니다. 기본적으로 광역적인 어떤 토대를 가지고 균형발전을 꾀하려는 정책이 나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더 큰 리전 스테이트, 초광역 단위가 나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이명박 정부의 초광역 단위가 너무 체감이 안 된다고 해서 조금 더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행복생활권, 균형발전 정책을 썼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지방분권형, 균형발전을 표방했는데,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대표적인 사업이지요. 이걸 기초지자체 단위로 지역을 활성화시키려고 했고, 문재인 정부 후반에는 광역적인 노력도 필요하구나 하면서 메가시티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공간 균형을 맞춰야 되는데 이 균형은 226개 기초인가? 17개의 광역인가? 아니면 초광역 단위로 더 큰 단위로 균형발전 정책이 나가야 되는가? 이것에 대해 합의된 결론이 없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만 결국 어느 정도 맞대응할 수 있는 초광역단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흐름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공간을 광역 단위로 보되 거점을 활용해서 거점 전략을 통해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앵커기업 유치 에너지를 압축하는 것입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유치해야 지역의 청년 인구 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혁신 일자리 창출 전략이 중요하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암묵지가 교환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식의 종류에는 세미나, 강의를 통해 또 공식적인 문서와 언어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형식지가 있고, 이런 것과 달리 쥐도 새도 모르게 들어오는 지식들이 있는데 이런 것을 암묵지라고 합니다. 그냥 어떤 사람 옆에 있음으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지식,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조차도 자기가 지식을 전달하는지 모르지요.

새로운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모습.
ⓒ 연합뉴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고 선언한 클라우스 슈밥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새로운 세상은 달라질 거다. 옛날에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였는데 이제 너무나 변화가 빠르니까 변화에 적응하는 빠른 물고기가 조그만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올 것이다". 수도권이 덩치는 굉장히 크지만 지역에서 공간설계와 공간에 들어갈 일자리 설계를 잘 하면,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는 설계를 하게 된다면 큰 고기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끝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균형발전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습니다. 인구 감소지역은 행정안전부가 컨트롤하고 복지부나 산업부, 중소기업 벤처부, 국토교통부를 끌어 안은 형태인데, 행정안전부가 공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까? 국토교통부는 인구감소에 대한 고민이 있을까? 우리가 왜 균형발전을 해야 되나? 대한민국 국민이 국가의 어디에 살더라도 국가가 제공하는 공공재를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평등권에 대한 것부터 명확하게 얘기를 해주면서 균형발전을 전담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균형발전에 대한 논의 방향이 공간쏠림의 근본 원인에 기반한 치유책에 집중하고, 공간쏠림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균형발전의 공간적 단위를 명확히 하면서 균형발전을 전담하는 컨트롤 타워를 만드는 것 등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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