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달러패권'…中 해외무역 위안화 결제 40% 급증

[한국경제TV 김현경 기자]

중국의 작년 해외 무역 위안화 결제 규모가 4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브리핑에서 "작년 중국 해외 무역의 위안화 결제 금액이 전년보다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해외 무역의 위안화 결제 비중은 19%로 전년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결제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해외 무역의 위안화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 법정 화폐인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확대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특히 작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금융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한 러시아가 중국과 양국 간 교역에서 자국 화폐로 결제하기로 합의하면서 러시아의 위안화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지난 2월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의 위안화 거래량은 1조4천800억 루블(약 24조2천억원)에 달해 달러(약 23조2천억원)를 제치고 역대 처음으로 월간 거래량 1위 외화에 올랐다고 신화사가 전날 보도했다.

모스크바 거래소의 2월 위안화 거래량은 전달보다 30% 이상 늘어 전체 외환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했으며, 달러는 38%, 유로화는 21.2%에 그쳤다.

서방의 금융제재 이전인 작년 2월 러시아의 외환 거래에서 달러 비중은 87.6%, 유로화는 11.9%였으며 위안화는 0.32%에 불과했다.

신화사는 또 러시아 재무부가 작년 말 발표한 자산 투자 배분 방안을 통해 러시아 국부 펀드가 달러 표시 자산에 투자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위안화 자산 투자 지분 한도는 종전 30%에서 60%로 늘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로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수출 에너지 결제 통화로 루블화와 위안화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미 위안화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석유 일부를 사들이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울러 신화사는 "중국 해양석유그룹이 지난달 28일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로부터 아랍에미리트(UAE)산 액화천연가스(LNG) 6만5천t을 수입하면서 위안화로 결제했다"며 "석유·천연가스 해외 무역에서 위안화로 결제한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2월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소속 국가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들 국가로부터 석유·가스 수입을 늘리겠다면서 위안화로 결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에는 중국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미국 1강' 체제에 맞서는 다자주의 강화에 합의하고 양국 간 교역에서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중국은 지난달 자국의 주요 석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안화를 대출해주고 자국과의 무역 대금 결제용으로 사용토록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런 일련의 흐름에 대해 "달러 패권에 대한 위안화의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