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도, 정진상도 풀어준 법원… 수사에 제동 걸린 檢

김형민 2023. 4. 24. 10: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법원이 주요 사건의 핵심 피의자들을 잇달아 풀어주면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검찰은 강 위원에 대한 영장 기각 직후 "금품 살포 전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피의자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들과 말맞추기 및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그로 인해 공범들 간 실질적인 증거인멸 결과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명백히 인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및 사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주요 사건의 핵심 피의자들을 잇달아 풀어주면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번 주 내로 법원발 변수를 해결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지난 21일 대장동 도시개발 비리 등 사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보석으로 풀어줬다. 이어 같은 날 밤 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정 전 실장과 강 위원이 풀려나면서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민주당 돈 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주요 인물들을 재판에 넘긴 후 범죄수익을 추적하고 있는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수사 역시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윤재남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00자가 넘는 장문으로 영장 기각사유를 밝혔다. 통상 영장을 기각하거나 발부할 때 한두 문장으로 사유를 밝히는 관례에 비춰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정 전 실장을 풀어주는 대신 증거인멸 방지를 약속하는 서약서를 쓰게 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원이 피의자들의 구속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야권에 유리한 결정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사회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이를 두고 "사법농단"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런 비판과 우려는 피의자들이 풀려난 뒤 증거를 인멸하고 말을 맞출 가능성이 있어서 나온다. 특히 민주당 돈 봉투 사건이나 대장동 사건 등은 다수의 인물이 연루돼 있어 그 같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강 위원에 대한 영장 기각 직후 "금품 살포 전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피의자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들과 말맞추기 및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그로 인해 공범들 간 실질적인 증거인멸 결과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명백히 인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및 사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강 위원에 대해 재차 신병 확보에 나서면서 수사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돈 봉투 사건의 최종 수혜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함에도 곧바로 불러 조사하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우선 당초 계획대로 공여자로 특정한 9명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사팀은 최근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과 강 위원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내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