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천재 백사장' 나폴리로... 피자 본고장에서 백반집 가능할까?
[김상화 기자]
▲ 지난 23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장사천재 백사장> 백종원 사장과 이장우, 뱀뱀의 우여곡절 많았던 모로코 식당 영업이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미식의 고장 이탈리아 나폴리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백사장의 고군분투가 곧바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23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은 미지의 땅 모로코로 떠났던 백종원과 알바생들의 3일 차 떡갈비 버거 및 매운 갈비찜 장사와 더불어 나폴리에서의 한식 영업기가 소개되었다.
야시장에서의 영업 중단 등 돌발 상황으로 인해 마음 고생이 심했던 백사장은 새로 옮긴 가게에서 점차 손님들과 현지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매출 상승에도 탄력을 받았다. 주변의 의심,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던 야시장과 다르게 동네 주민들의 호의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손님들이 하나 둘씩 몰려 들었다.
조금씩 자신감이 쌓인 백 대표는 이날 매출 목표를 3000디르함(약 40만 원)으로 잡고 부지런히 철판에서 고기를 볶으며 사람들의 후각을 자극시켰다. 다행히 골든타임을 맞아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가게에는 빈 자리가 금방 채워질 정도로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제 백사장의 영업 방식이 모로코에서도 성공을 거두는 것일까?
▲ 지난 23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상권의 골든타임을 공력해야 한다"라는 평소 장사의 지론을 언급했던 백사장의 말처럼 저녁 시간대 들어 발길이 끊어졌던 식당에는 해가 저물면서 하나 둘씩 손님들이 찾아왔다. '퍼포먼스'를 강조하면서 선풍기로 고기 향을 동네 방네로 퍼뜨렸고 빵에 한가득 고기를 담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한번 찾아왔던 손님들이 지인, 가족들을 이끌고 재방문할 만큼 백종원의 떡갈비 버거, 매운 갈비찜은 확실하게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운영 초반 언어 소통 등에서 어려움, 실수를 겪었던 뱀뱀과 이장우 역시 3일 차가 되면서 큰 사고 없이 자신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이에 목표 매출 넘기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드러낸다. 준비한 재료가 모두 소진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날 영업은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건 정산.
그런데 막상 결과를 통보 받은 백사장과 알바생들은 살짝 실망을 하고 말았다. 2840디르함(약 35만 원)으로 목표 금액에는 다소 미흡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했던 모로코 장사는 마지막 날에 들어서야 비로소 제 궤도에 올랐다. 3일간 벌어들인 4970디르함(약 70만 원)은 현지 구호 단체에 기부되었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고단했던 아프리카 식당 영업은 그렇게 종료되었다. 하지만 백사장의 해외 식당 장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 지난 23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한국으로 돌아온 백종원은 다시 한번 제작진과 더불어 미스터리 여행에 돌입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도착지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공항에 도착한 백사장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식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 또 한번 당혹감을 드러낸다.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나폴리는 피자 가게만 8200여 곳에 달하는 그야말로 미식과 문화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에는 유사 이래 한식당은 한 곳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자 고민에 빠진다.
시도 자체가 없었다는 점은 그만큼 현지의 벽이 상상 이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제작진이 물색한 가게 후보 3곳을 둘러본 후에도 백종원의 고민은 계속 이어졌다. 1차 후보지 톨레도 거리는 관광객도 많고 100~200년 이상 된 피자 식당도 넘쳐날 만큼 명소 중의 하나였다. 인근 가게의 넘쳐나는 손님을 끌어들이는 '낙전 효과'를 기대하기엔 관광객 중심의 장소라는 점에서 배제되었다. 또 따른 장소인 계란성 거리는 바다 바로 옆에 있어서 한철 장사(여름)에 적합했지만 지금처럼 겨울 장사에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에서 역시 탈락했다.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산타루치아 거리였다. 관광객 보단 현지 주민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으로 그가 자주 언급하는 식당 운영의 핵심인 다시 방문하는 비율(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겠다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장소를 정했으니 그 다음은 메뉴였다. 약 한 달 후 문을 열기 전 동네 식당의 도움을 받아 제육+불고기 피자를 만들어 현지 손님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백사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불고기 피자는 "단 맛이 강해 피자 같지 않다"라는 혹평이 이어진 반면 매운 맛을 강조한 제육 피자는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단, 소스의 개선 뿐만 아니라 정통 피자를 선호하는 이탈리아 현지인들의 입맛을 맞추기엔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백사장은 정공법을 택하기로 한다. 바로 한국 정통의 맛 '백반'으로 메뉴를 완전히 바꿔 보기로 한 것이다. 그의 시도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 지난 23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비록 방영 초반 현지인들과의 마찰 등으로 논란을 빚긴 했지만 모로코 영업기를 통해서 <장사천재 백사장>은 식당 개업의 어려움, 오픈 이후 정상 궤도로 올려 놓는 과정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화면에 담았다. 이를 통해 보기와 다르게 식당 운영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백종원은 개업 이후 매출이 들쑥날쑥하다가 장사가 잘 될수록 손님 격차가 사라지면서 안정화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선 여러 장소의 가게 후보지를 물색하면서 다양한 상권 분석에 대한 노하우도 엿볼 수 있었다.
▲ 지난 23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안 통하면 포기해야지. 요리사가 아니라 사업가라 포기도 빠르다. 태세 전환이 빠르다"라는 백종원의 너스레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자신있게 생각했던 한국식 불고기 피자가 이탈리아 사람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다는 점을 받아들여 결국 피자를 포기하고 곧바로 한식 백반으로 메뉴를 바꾼 것이다.
백사장 스스로도 수많은 브랜드를 만들었다가 실패를 맛본 경험이 수없이 많았기에 나폴리에서도 즉각적인 태세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밥장사라는 것이 무조건 내가 자신있어하는 메뉴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때론 사람들의 기호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장사천재 백사장> 4회에서 일깨워 준다.
물론 백반이라는 우리 전통 요리가 이탈리아에서도 제대로 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재빠른 상황 판단 및 이에 따른 변화가 식당 운영의 필수 요소임을 강조한 것이다. 식당을 준비하는 시청자들을 위한 참고서 마냥 <장사천재 백사장>에는 전혀 기대치 않았던 알찬 내용들이 매회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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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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