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비트]워킹맘 '웰빙' 실현한 NTT의 원격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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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일본 NTT그룹의 야마모토 쿄코 총무본부장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2021년 원격근무를 회사의 기본 근무제도로 바꾼 뒤 얻은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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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는 직원의 ‘웰빙(well-being)’ 실현으로 이어집니다. 그동안 육아 문제로 하루 규정 근무시간인 7시간30분이 아니라 4~6시간으로 단축해서 근무해야 했던 직원의 비율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일본 NTT그룹의 야마모토 쿄코 총무본부장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2021년 원격근무를 회사의 기본 근무제도로 바꾼 뒤 얻은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말은 그가 내린 ‘웰빙’이란 말의 정의였다. 바로 "직원 한 사람이 행복한 상태, 충실함이나 만족감에 꽉 찬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유연성이 높아지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돼 일을 통한 성장을 실감하고, 일을 포함한 삶 자체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향상돼 웰빙의 실현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잘 사는 것’을 넘어서 직장에서 성장과 충실함을 느끼는 것, 그것이 웰빙이라는 의미다.
이에 비해 국내 워킹맘들은 과연 웰빙한 삶을 살고 있을까 돌아보면, 실제 현실은 그야말로 생존에 가깝다. 어린이집이 문을 열면 아이를 다급하게 맡긴다. 회사에 도착해 맡은 업무를 제때 끝내려고 숨도 돌리지 못한 채 일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간다. 회식에 참여하더라도 1차만 잠깐 들렀다가 귀가한다. 육아는 다시 시작되고, 밀려 있던 집안일도 끝이 없다. 이러한 일상에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해 그야말로 ‘멘붕’에 빠진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과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다반사다. 직장에서 상사와 동료들의 배려를 받지만 감사하면서도 죄송하고 눈치가 보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워킹맘들의 호소가 쏟아진다. "팀원에게 부담 주기 싫어 아픈 티를 못 내겠다" "나도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사치인가"라는 절규가 끊이지 않는다.
NTT의 유연근무제도 개편의 가장 큰 장점은 육아하는 부모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데 있다. 누군가의 배려가 아닌 회사의 제도 속에서 자신이 업무 시간과 공간을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동료들에게 죄책감을 갖지 않아도 내 몫을 해낼 수 있다. 직무 성과도 향상되고 직장에 대한 만족감도 커져 회사에 선순환 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국내 기업들도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발맞춰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각종 복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당장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도 못 쓰는 게 현실인데 사용할 수 있는 제도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회사나 동료에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에서는 육아휴직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동료에게 ‘응원 수당’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제도도 등장했다고 한다. 배려받는 것과 선택의 자유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회사가 보장해줄 수 있는 직원의 웰빙이 무엇인지, 그것이 회사에 어떤 긍정적 작용을 하게 될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지점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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