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철수하는데…러시아 하나·우리銀 실적 ‘급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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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생산중단·철수에 나서는 등 몸을 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 현지법인 실적은 급등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은 현지 생산을 중단했고,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금융제재 등으로 국내 은행의 현지 법인들도 영업에 차질을 겪었다.
이런 우려에도 국내 은행 현지법인의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급등한 원인으론 아이러니하게도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금융제재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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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생산중단·철수에 나서는 등 몸을 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 현지법인 실적은 급등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권에선 국제사회의 대(對) 러시아 금융제재로 한국계 은행에 자금이 쏠리고 있는 상황, 높은 기준금리로 운용수익이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우리은행 현지법인인 러시아KEB하나은행, 러시아우리은행의 지난해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확대됐다.
러시아KEB하나은행의 지난해 자산은 1조2081억1800만원, 당기순이익은 138억6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은 전년 동기(7255억7900만원) 대비 66.5%, 순이익 역시 전년(55억5300만원) 대비 149.63% 증가한 것이다.
러시아우리은행 역시 자산 7852억1500만원, 당기순이익 120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기 53.12%, 126.22% 확대됐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러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은 각기 2014년, 2008년이다. 자동차, 전자 등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 진출을 확대하면서 이에 따른 금융 거래 수요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기대감은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반전됐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은 현지 생산을 중단했고,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금융제재 등으로 국내 은행의 현지 법인들도 영업에 차질을 겪었다.
이런 우려에도 국내 은행 현지법인의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급등한 원인으론 아이러니하게도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금융제재가 꼽힌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를 시작하면서 양 은행 러시아법인에 현지 한국계 기업 등의 자금이 쏠린 것이다.
러시아가 금융제재에 맞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린 것도 한 배경이 됐다. 러시아가 전쟁 시작 직후인 지난해 2월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로 10.5%포인트나 인상하면서 국내은행 현지 법인들의 운용수익이 증가한 것이다. 현재도 러시아 기준금리는 7%대를 유지 중이다.
다만 이런 호실적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전쟁 장기화와 함께 한러관계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한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시사하면서 러시아는 “전쟁에 일정 부분 개입하는 것”이라며 즉각 반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여부, 한러관계에 따라 은행들의 입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법인 설립·인가에 드는 시간, 비용과 국내 기업 및 현지 교민 지원이라는 진출 목적 고려하면 은행은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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