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다시 직구 승부, 3선발로 돌아온 최원태

안희수 2023. 4.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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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최원태. 사진=키움 히어로즈
2017시즌부터 3연속 10승 이상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최원태(26·키움 히어로즈)는 2020시즌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시즌에는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21경기밖에 나서지 못하며 7승(6패) 평균자책점 5.07에 그쳤다. 2022시즌에도 8월 중순 골반 통증 탓에 이탈해 한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최원태는 그사이 ‘국내 에이스’ 자리를 팀 후배 안우진에게 내줬다. 지난겨울 열린 미국(애리조나주)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대부분 퓨처스(2군)팀 선수들로 구성된 대만(가오슝) 캠프에 합류했다. 팀 내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보였다.   

KBO리그 개막 2주 차를 마친 올 시즌 초반, 최원태는 가장 안정감 있는 투수 중 한 명이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적어서 1승에 그쳤지만, 경기당 투구 이닝(6이닝) 평균자책점(2.16) 피안타율(0.225) 모두 준수하다. 세 기록 모두 팀 외국인 투수들(에릭 요키시, 아리엘 후라도)보다 낫다. 
미국 대신 대만 캠프로 간 게 전화위복이 됐다. 최원태는 송신영 투수 코치와 많은 얘기를 나누며 팔 스윙을 간결하게 만들어 던지는 연습을 했고, 롱토스를 많이 하며 경기 체력도 강화했다. 

공 배합 변화도 효과가 있다. 데뷔 시즌(2016)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주로 던졌던 최원태는 2017시즌부터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주 무기로 삼았다. 2022시즌 기준 투심 구사율은 46.3%, 직구는 0.6%였다. 

하지만 최원태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22일 인천 SSG 랜더스전 선발 등판에서 투심(12개)보다 포심(25개)을 훨씬 많이 던졌다. 

최원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PS)에서 송신영·노병오 두 투수 코치로부터 직구 구사율을 다시 높이자는 제안을 받았고, 자신도 두 가지 유형(포심·투심)을 섞어서 던지면, 상대 타자의 히팅 포인트를 더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투구 패턴과 멘털 변화를 주목했다. 홍 감독은 “최원태가 지난해 PS에서 불펜 투수로 나서며, 더 효과적인 투구 수 관리와 템포 조절에 대해 많이 생각한 것 같다”며 “이전에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 타자와 너무 어렵게 승부했는데, 올 시즌은 그런 모습이 줄었다”라고 평가했다. 

최원태는 리그 대표 투수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16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투구 수는 82개에 불과했다. 8회에도 시속 146~7㎞/h 강속구를 뿌렸다. 홍원기 감독은 “최원태가 불펜 투수들이 겪는 (체력 관리) 어려움을 언급하며 자신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막고 싶다고 하더라. 책임감도 더 커진 것 같다”며 만족했다. 

시즌 초반 키움의 공격력이 가라앉았다. 팀 타율·득점·홈런 등 주요 지표 모두 하위권이다. 하지만 선발진은 3점대 평균자책점(3.23)을 기록하며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5선발(장재영·이승호)의 기록을 제외하면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2.60까지 떨어진다. 최원태가 안우진·요키시 원투 펀치에 뒤에서 강한 3선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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