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다시 시작된 삼성의 고민, 오승환 그리고 포스트 오승환
윤승재 2023. 4. 24. 06:59
삼성 라이온즈의 뒷문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41)이 시즌 초반 부진에 허덕이며 잠시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은 것. 삼성은 새 마무리 투수로 좌완투수 이승현(21)을 낙점해 경기에 투입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삼성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나이 42세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오승환은 올해에도 삼성의 굳건한 마무리 투수로 새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4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4경기 내리 실점을 허용했고, 패배와 블론 세이브를 한 개씩 기록했다.
오승환은 1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9회 2아웃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기고 마운드에 올라 적시타를 내주며 실점했다. 이튿날 19일 경기 5-4로 앞선 9회 2사 1루에서 등판해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불안한 모습이 이어졌다.
오승환의 부진은 투구 내용에서도 나타났다. 올 시즌 오승환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2.8㎞/h로, 지난해 144.7㎞/h보다 2㎞ 느려졌다. 직구 피안타율도 지난해 0.274에서 0.412로 크게 상승했다. ‘돌직구’의 구위가 현저히 떨어졌다.
결국 박진만 삼성 감독은 마무리를 교체했다. 영구 교체는 아니다. 박 감독은 “오승환이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 자신의 공을 못 던진다.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팀의 계투진으로 등판해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성은 다시 ‘포스트 오승환’ 물색에 나섰다. 삼성은 2014년 오승환이 일본으로 진출한 이후 차세대 마무리 투수를 찾았지만 큰 수확은 없었다.
임창용(2014~2015), 우규민(2019)이 성공을 거뒀지만 차세대 마무리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았다. 심창민(2016, 2018)도 군 제대 후 부진 끝에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됐다. 김윤수와 좌완 이승현 등 젊은 선수들도 포스트 오승환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진 못하고 있다. 결국 오승환이 2020년 한국으로 돌아오자 마무리 보직도 그에게 돌아갔다.
오승환 나이도 이제 마흔을 훌쩍 넘었다. 자기관리의 끝판왕이라고 하지만 에이징 커브를 거스르긴 힘든 나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오승환은 잔부상과 함께 부진에 허덕이며 고전한 바 있다. 그때도 삼성은 부진한 오승환을 더 믿다가 연패에 빠졌다. 고심 끝에 교체한 선수도 한국나이 마흔을 앞둔 우규민이었다. '포스트 오승환'을 찾을 수 있는 기회와 타이밍을 놓쳤다.
다행히 지난해 오승환은 후반기 부활에 성공하며 이전의 면모를 회복했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휴식 후 반등할 수 있지만, 그의 구위 하락이 현저하다는 걸 고려하면 삼성의 위기는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임시 마무리로 낙점된 좌완 이승현이나 우완 이승현, 최충연 등 젊은 불펜진들의 성장이 절실해졌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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