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 앞 '팬티 퍼포먼스', 헐크가 꿈꾸는 항저우의 기적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지난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은 1만 3410명의 함성 속에 치러졌다. 토요일 오후를 야구와 함께 하려는 팬들의 발걸음이 야구장으로 향했고 양 팀의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즐겼다.
이날 가장 많은 환호성을 받은 주인공은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도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낸 두산 양석환도 아닌 '헐크'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이었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이끌고 잠실을 찾았다. KBO리그 '직관'이 평생의 소원 중 하나인 선수들을 위해 두산 구단에 지원을 부탁했고 두산이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시구, 시타 행사까지 진행됐다.
이만수 감독이 행사를 모두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기로 한 인터뷰룸으로 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수많은 야구팬들이 이만수 감독에 악수와 사진촬영을 부탁했고 팬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이만수 감독은 정성스레 팬 한 명 한 명을 챙겼다.
이만수 감독은 "오늘 이 자리가 라오스 선수들에게는 하나의 역사다. 나도 대학생 때 국가대표로 미국에 갔고 다저스타디움에서 뛰면서 꿈을 키웠다"며 "라오스 선수들도 한국 프로야구를 직관하고 그라운드를 밟아보는 게 꿈이었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이승엽 감독이 있는 두산에 부탁을 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시구, 시타까지 하게 됐다"고 웃었다.
이만수 감독은 2014년부터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단을 만들고 야구 보급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사재를 털고 한국과 라오스를 오가며 정부, 지자체,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냈다.
이만수 감독의 헌신 속에 라오스 야구는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태국에 0-15, 스리랑카에 10-15로 패했지만 값진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태국과의 두 차례 맞붙어 지기는 했지만 5-12, 5-18까지 격차를 좁히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라오스는 올해 아시안게임을 대비하기 위해 한국에서 전지 훈련을 진행 중이다. 지난 19일 새벽 입국한 뒤 대한체육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협조 속에 국내 고등학교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좋아한다. 자기들끼리 경기를 할 때는 기량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한국 고교팀과 게임을 하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 한국 정부와, 대한체육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만수 감독의 꿈은 두 가지다. 라오스의 역사적인 아시안 게임 첫승과 한국, 일본, 대만 프로팀과 계약을 맺는 라오스 선수가 배출되는 것이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화끈한 공약까지 내걸었다.
이만수 감독은 "라오스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첫승을 하면 라오스 수도에 있는 대통령궁 앞에서 팬티만 입고 뛰겠다고 했다. 이번에 꼭 1승을 하라고 했더니 선수들이 칼을 갈고 있다"고 웃었다.
이만수 감독은 SK 수석코치로 부임했던 2007년 선수단에 문학야구장이 매진될 경우 팬티만 입고 그라운드를 돌겠다고 공약했다. 이해 5월 26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3만석이 넘는 관중석이 가득 들어찼고 이만수 감독은 곧바로 약속을 지켰다.
라오스 선수들도 이만수 감독의 '팬티 퍼포먼스'를 잘 알고 있었다. "라오스 선수들도 유튜브로 한국 프로야구 영상을 많이 본다. 내가 팬티만 입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돈 것도 다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만수 감독의 야구는 멈추지 않는다. 라오스는 물론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에 야구를 보급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다. 베트남은 야구협회가 창설되고 국가대표팀도 운영되는 등 이만수 감독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라오스에서 단 한 명이라도 한국, 일본, 대만 프로팀과 계약해 2군에서 뛰는 선수가 나온다면 (야구 보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며 "오는 29일에는 태국에서 국제대회도 진행된다. 아시안게임 전까지는 이렇게 바쁘게 지낼 것 같다"고 계획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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