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가이드] 임원 매도는 고점 신호? 에코프로, 제2의 카카오 될까

권재희 2023. 4.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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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주린이가이드]는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의 똑똑한 투자 길라잡이입니다. 주린이들에게 낯선 주식 이야기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올해 우리 증시의 핫이슈는 바로 ‘2차전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에코프로’는 올해 들어서만(1월2일~4월21일) 457.28% 급등하며 코스닥 상승의 1등공신으로 꼽혔죠.

그런데 최근 이 ‘에코프로’의 주가 흐름이 수상합니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매수랠리를 이어왔죠.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에코프로의 임원이 주식을 매도한 것이 공시되면서 진짜 고점신호가 나온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임원 매도는 주가 하락의 신호탄인지, 에코프로 역시 내부자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하며 ‘먹튀논란’을 빚었던 제2의 카카오가 될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에코프로 임원 매도에 투자자 ‘술렁’

올해 증시 첫 거래일인 1월2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각각 10만3000원, 9만2100원이었죠.

가장 최근 거래일인 4월21일 기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각각 57만4000원, 27만250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무려 457.28%, 195.87%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기업가치에 비해 너무 고평가되었다는 세간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지난 4월11일 장중 최고 82만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해 4월21일 종가기준 57만4000원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무려 고점대비 30% 가량 하락한 수준입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지난 4월10일 장중 최고 31만55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 4월21일 고점대비 약 14% 내린 27만25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끝없이 상승할 줄 알았던 에코프로그룹주의 주가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데요.

이 배경에는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내부자의 주식매도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박모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이 지난 13일 1924주를 장내매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처분 단가는 주당 60만7604원으로, 총 11억6903만원입니다.

매도 사유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연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에코프로비엠 계열사 임원인 허모 에코프로에이피 대표가 에코프로비엠 주식 1만1220주를 주당 28만5995원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김모 에코프로에이치엔 사외이사는 지난 12일 500주를 29만8000원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죠. 지

지난달에는 김병훈 에코프로 대표가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2월28일과 3월8일에 각각 2만1000주, 5000주를 장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원 매도는 고점 신호?

임원 매도에 투자자들이 동요하는데는 통상 내부사정에 밝은 임직원의 매도는 고점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비단 이번 에코프로그룹주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은 예외없이 내부임원들의 매도가 터져나왔는데요.

미래컴퍼니는 지난 2월28일과 3월2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목받은 기업입니다.

공교롭게도 상한가를 기록한 이틀에 걸쳐 최대주주 김준구 대표의 특수관계인(형)인 김준홍씨가 보유 전량인 38만 2481주를 장내매도하며 총 137억1993만원을 현금화했습니다.

코스닥 상장 기업 뿐 아니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 테마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급상승했었죠.

이에 최대 주주인 (주)두산이 두산에너빌리티 보통주 2854주를 주당 2만50원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지분을 일부 매각했는데요.

블록딜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 임원들이 자사주를 고점에 가까운 가격에 매도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진 모 상무는 보통주 5000주를 주당 2만200원에 장내매도를, 박모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도 자사주 3300주를 주당 2만800원에 장내매도했습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4월21일 종가기준 1만841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2의 카카오 될까

에코프로그룹주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물론 성장성 있는 산업이라는데는 이견이 없고, 전망 또한 밝지만 단기간내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가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평가와 함께 내부자들의 매도까지 이어지면서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이런 불안감은 앞선 ‘카카오사태’를 겪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지난 2021년말 카카오페이가 상장 후 1개월만에 주가가 공모가 9만원보다 2배 이상 높은 20만원 선을 형성하자 경영진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실행 후 매도 사실이 공시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요, 이후 엎친데 덮친격으로 하락장을 맞아 낙폭이 가팔라지며 공모가를 크게 하회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에코프로그룹주의 내부자 매도로 에코프로그룹주 역시 ‘제2의 카카오’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일부 감지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에코프로 임원들의 매도는 전체 유통물량의 1%도 채 되지않는 규모에다, 일부 임원에 국한되었다는 점에서 카카오페이 사태처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주린이여러분.

유망한 산업에 투자해 성장의 과실을 회사와 투자자가 함께 나누는 것만큼 보람되고 기쁜일은 없겠죠.

그런데 정작 회사를 책임경영 해야할 임원들이 정보의 불균형을 악용해 투자자들이 아닌 본인들의 이익만 챙긴다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그만큼 허탈하고 기운빠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특히 카카오사태로 그렇게 홍역을 치뤘는데도 이런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 자본시장이 여전히 미성숙하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꾸준히 지켜보며 행동하고, 경영진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개인투자자들도, 그리고 저 역시 개인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목소리를 보태겠습니다.

오늘도 주린이여러분들의 현명한 투자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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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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