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기 귀국 송영길, 빠짐없이 제대로 소명하라

2023. 4. 2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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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에 대해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한 송영길 전 대표가 오늘 귀국한다.

그는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임 당대표로서의 책임을 인정한 뒤 탈당을 선언했고,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만약 송 전 대표가 귀국한 뒤에도 이 전 사무부총장 등 자신을 도운 아랫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법망을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면 지금 국민들이 갖는 실망감은 분노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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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심각성 고려하면 당연한 결정
민주당, 개인적 일탈 치부 말아야
검찰의 절제되고 효율적인 수사 절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3구의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입장문을 10분간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에 대해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한 송영길 전 대표가 오늘 귀국한다. 그는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임 당대표로서의 책임을 인정한 뒤 탈당을 선언했고,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사건의 심각성과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의 크기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정이다. 오래전에 사라졌어야 할 매표 행위가 21세기에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거대 정당인 민주당에서 거리낌없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실망한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송 전 대표의 귀국은 앞으로 진행될 진상 규명 과정의 시작일 뿐이다. 그는 돈봉투가 뿌려진 사실을 알았는가, 윤관석·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돈봉투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몰랐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곧바로 저를 소환해달라”며 민주당 일부에서 나오는 정치검찰의 기획수사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휴대전화 녹취록에 등장하는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의 이미 알려진 발언과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기자회견장에서 무슨 말을 하느냐는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럴 것이면 “뼈아프고 통절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

만약 송 전 대표가 귀국한 뒤에도 이 전 사무부총장 등 자신을 도운 아랫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법망을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면 지금 국민들이 갖는 실망감은 분노로 바뀔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이리저리 말을 돌리지 말고 사실관계를 빠짐없이 밝혀야 한다. 그래야 독버섯처럼 끈질기게 남아 있는 후진적 정치문화를 뿌리뽑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검찰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필수다. 법원이 강 전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검찰이 이미 확보한 녹취록에만 의존해 무리하게 수사를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정치적으로 파장이 큰 수사인 만큼 정치권에서 불필요한 정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송 전 대표에 대한 효율적이고 절제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민주당의 말과 행동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 사건을 송 전 대표를 비롯한 몇몇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정당민주주의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 벌어졌고, 진상이 드러나는 중이다. 당내에서 ‘진실고백운동’ 제안이 나왔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당의 존립을 생각한다는 각오로 모든 사실이 명백히 드러날 수 있도록 가능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 그 후에 결과에 상응하는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고, 재발 방지를 위한 당 차원의 쇄신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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