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입만 바라봐야 하는 민주당 ‘고민 안 끝났다’

이동환,박장군 2023. 4. 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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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의 전격 탈당과 즉시 귀국 소식에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당으로서는 큰 부담을 덜었다"며 "송 전 대표가 걱정보다 훨씬 책임감 있게 대처를 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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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수습방안 마련 분출엔 진땀
비명측, 강력한 정치적 결단 촉구
진실고백·지도부 총사퇴 주장도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3구의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입장문을 10분간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의 전격 탈당과 즉시 귀국 소식에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민주당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송 전 대표의 입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처지인데, 당내에서는 진상규명을 검찰 수사에만 맡기지 말고 고강도 자체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당으로서는 큰 부담을 덜었다”며 “송 전 대표가 걱정보다 훨씬 책임감 있게 대처를 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당이 요구한 조기귀국과 자진탈당을 모두 수용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돼 이번 의혹이 내년 총선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송 전 대표의 귀국으로 이제 수사가 이뤄질 텐데, 이런 문제는 시간이 얼마 안 걸리고 금방 정리된다”며 “사건이 총선 1년 전에 터진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지난주 당 지지율이 순식간에 10% 포인트 넘게 빠졌는데, 다음 주에는 어느 정도 회복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송 전 대표가 귀국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향후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송 전 대표의 공방이 이어지며 당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송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당시는)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나닐 때였다.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던 사정을 말씀드린다”며 의혹 관련성을 부인했다. 당 일각의 ‘정계 은퇴’ 요구에 대해서도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학생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을 위한 사명 때문”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당내에선 송 전 대표의 결정과 별개로 당의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라시’(정보지) 돈봉투 명단에 많게는 20명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 결과만 기다리는 건 무책임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송 전 대표야 본인이 할 도리를 다한 것이겠지만, 당 소속 의원들이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이 당과 깨끗이 분리될 수는 없다”며 자체 진상규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명계 중진 의원도 “이 문제는 지도부가 강력하게 정치적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최소한 보도에 나온 의원들에 대해서는 탈당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69명 의원에 대한 전수조사나 의원 모두가 ‘진실고백운동’을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신정훈 의원은 이 제안에 대해 “잘못이 있으면 매도 맞고, 잘못이 없다면 당당히 해명하면서 우리 당이 정치 검찰의 공격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강성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선 지도부 총사퇴 주장까지 나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방침은 바뀐 게 없다”며 자체 조사 요구 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지도부 관계자도 “(진실고백운동은) 말도 안 되는 코미디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동환 박장군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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