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8명 투입한 한화, 홈서 귀중한 1승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천신만고 끝에 3연패를 끊었다. 선두를 달리던 LG 트윈스는 황당한 ‘본헤드 플레이’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소게임에 허무한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가 LG에 7-6으로 한 점 앞선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LG는 9회 초 선두타자 문보경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역전 기회를 잡았다. 1사 후엔 김기연이 볼넷을 골라 1·2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다음 타자 서건창은 한화 투수 박상원의 2구째를 때려냈다. 타구는 내야 위로 높이 떠올랐고, 심판은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했다. 인필드 플라이는 무사 혹은 1사에서 주자 1·2루 혹은 만루 상황일 때, 수비팀이 고의 낙구로 더블 아웃을 노리는 ‘편법’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규칙이다. 야수가 타구를 잡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떨어뜨려도 타자 주자는 자동으로 플라이 아웃 처리된다.
다만 주자들은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을 때 기존 베이스를 지켜야 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LG 1루 주자 김기연은 심판의 인필드 플라이 콜을 보지 못한 듯, 2루로 스타트를 끊어 빠르게 다음 베이스에 도달했다. 결국 서건창은 자동 아웃, 김기연은 2루에서 태그아웃되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양 팀이 투수 15명(한화 8명, LG 7명)을 투입하는 접전이었다. 한화는 이날을 ‘불펜 데이’로 정하고 불펜 투수 이태양을 ‘땜질 선발’로 내보냈다. 기존 선발 문동주에게 한 차례 휴식을 주기 위한 조치였다. 이태양이 첫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호투하는 사이, 타선은 2회 말 4점을 뽑아 LG 선발 강효종을 일찍 내려보냈다. LG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한화 두 번째 투수로 나온 김서현을 공략해 3회 초 1점을 추격했다. 5회 초엔 한화 베테랑 불펜 정우람을 두들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LG는 8회 초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 7번째 투수 강재민의 제구가 흔들린 틈을 타 박동원, 서건창, 박해민이 침착하게 연속 볼넷을 얻어냈다. 만루에서 등판한 한화 투수 박상원의 3구째 포크볼을 포수 박상언이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린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어 홍창기가 중전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더 추가했다.
그대로 끝날 것 같던 승부는 8회 말 다시 새로운 흐름으로 바뀌었다. 한화 노시환과 채은성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이성곤이 희생 번트를 댔는데, LG 투수 정우영과 3루수 문보경이 서로 타구를 처리하려고 달려들다 부딪혔다. 타자 주자까지 세 명이 모두 살아남아 만루가 됐고, 다음 타자 유로결과 정은원이 연속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선 오선진이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한화 강속구 신인 투수 김서현은 이날도 최고 시속 159.5㎞(구단 트랙맨 기준)의 강속구를 던졌다. 2이닝을 1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강속구’ 마무리 투수를 기대하는 한화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편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회 말 동점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면서 KBO리그 통산 최다 2루타(465개)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이승엽 두산 감독이 남긴 464개였다. 최형우는 7회 말 솔로 홈런을 추가해 KIA의 5-3 승리에 앞장섰다. SSG 랜더스는 대타 최주환의 8회 말 결승 3점 홈런을 앞세워 키움 히어로즈를 9-7로 꺾었다. SSG는 4연승을 달리면서 LG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롯데 자이언츠는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0-3으로 뒤진 9회 초 5점을 한꺼번에 뽑는 뒷심을 뽐내면서 5-3으로 역전승했다. NC는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 무너지면서 충격의 5연패에 빠졌다. 잠실에서는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가 연장 12회 접전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올 시즌 두 번째 무승부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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