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황대헌·‘크리스털 글로브’ 박지원…쇼트트랙 원투펀치 구축

황대헌, 국가대표 선발전 2차대회 1위로 점프
두 차례 넘어졌던 1차대회 불운 딛고 건재 알려
뉴 에이스 박지원과 남자 쇼트트랙 투톱 활약 기대

황대헌 ⓒ 뉴시스

황대헌(강원도청)이 극적으로 다시 태극마크를 달면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걸출한 원투펀치를 품게 됐다.

황대헌은 23일 진천선수촌에서 펼쳐진 ‘2023-24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2차 대회 남자 1000ｍ에서 1분22초793를 기록, 김태성(단국대·1분22초685)에 이어 2위로 들어왔다.

1·2차 대회 6개 종목 합산 랭킹 포인트 89점을 따낸 황대헌은 1위로 올라섰다. 황대헌은 박지원(서울시청), 선발전 종합 2위 김건우(스포츠토토)와 차기 시즌 국제대회에서 개인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번 선발전은 세계선수권 2관왕에 등극한 박지원(자동 승선)을 제외한 남자 7명과 여자 8명을 발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위 성적 3명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모두 참가하고, 다음 순위 2명은 단체전에만 출전한다.

극적인 귀환이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이 1위에 오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코로나19 감염과 컨디션 난조 탓에 지난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불참한 황대헌은 1차 대회 1500m(6위)·500m(5위)·1000m(5위) 레이스 중 두 차례나 넘어지는 불운 속에 8위에 그쳤다.

2차 대회에서는 달랐다. 황대헌은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종목이었던 1500ｍ에서 1위로 들어온 데 이어 500·1000m 2위에 오르며 마지막 날 종합 랭킹 1위로 뛰어오르는 반전을 일으키고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중국 대표팀 소속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의 국제 무대 맞대결도 가능해졌다.

박지원 ⓒ 뉴시스

이로써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뉴 에이스’ 박지원과 함께 돌아온 에이스 황대헌이라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게 됐다.

황대헌이 한 시즌 쉬는 사이 한국 쇼트트랙에는 박지원이라는 에이스가 출현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기량을 선보이긴 했지만, 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부진해 시니어 데뷔 이후 두 번의 올림픽 모두 출전이 좌절됐다. 세계선수권대회서도 그간 개인전에는 한 번도 나서지 못했다. 박지원은 2016년 서울 대회서 대표팀 막내로 계주에만 출전해 동메달만 목에 걸었다. 2019년에도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시즌에는 역대급 반전을 일으켰다.

ISU 월드컵 1차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박지원은 2차대회에서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따냈다. 3차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건 박지원은 4차대회 3관왕, 5차대회 2관왕에 이어 마지막 월드컵 대회서도 3관왕을 차지했다. 월드컵 기간 박지원이 쓸어담은 메달은 총 18개(금메달 14개, 은메달 4개)에 이른다.

월드컵 랭킹 총점 1068점을 기록하며 홍경환(674점)과 스티븐 뒤부아(668점·캐나다)를 따돌리고 2022-2023시즌 월드컵 남자부 개인종합 1위에 오른 박지원은 시즌 종합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의 초대 수상자가 되는 영광도 안았다.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도 기량을 한껏 뽐냈다. 박지원은 1500m 준준결승, 준결승에서 한 차례도 조 1위를 놓치지 않는 압도적인 질주를 선보였고, 마침내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로서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명실상부 에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