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때보다 파장 클 수도”…한·중 관계 다시 살얼음판

권지혜 2023. 4. 23. 17: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을 두고 한국과 중국이 충돌하자 중국 교민 사회에선 한·중 관계가 2017년 사드(THAAD) 사태 때처럼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23일 "중국 정부가 한국을 향해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중국 사업은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대만 문제는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이슈여서 갈등이 지속되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때보다 파장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민사회 “중국 사업 접어야 하나” 불안감
中, 한·미 정상회담 의식해 강력 반발
주중 대사에 항의 뒤늦게 공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예상되는 전쟁 시뮬레이션을 그린 지도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을 두고 한국과 중국이 충돌하자 중국 교민 사회에선 한·중 관계가 2017년 사드(THAAD) 사태 때처럼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지나며 조금씩 풀리는 듯했던 양국 관계가 다시 살얼음판이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23일 “중국 정부가 한국을 향해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중국 사업은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대만 문제는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이슈여서 갈등이 지속되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때보다 파장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도 “지난해 말 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한국 영화가 상영되는 등 문화 교류가 재개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추가 움직임은) 대만 갈등으로 당분간 물 건너갔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이례적으로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하며 조성된 한국 기업에 대한 유화적인 분위기도 깨졌다는 평가가 많다.

대만 통일을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중국은 다른 나라가 대만과 교류하거나 자국 입장에 반하는 언급을 할 때마다 비난 성명을 내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윤 대통령의 대만 발언을 특히 문제 삼는 건 오는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문구가 처음 들어가자 “불장난하지 말라” 등의 표현을 써가며 격하게 반발했다. 이후 지난해 5월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됐다.

중국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발언을 대만 관련 기존 정부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하며 대만 문제는 전 세계의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대만 문제에서 미국에 더욱 밀착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올 대만 관련 표현 수위에 따라 중국도 외교적 항의를 넘어 상응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중국 관영 매체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주시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명령에 따라 한국 지도자의 대만 문제 관련 잘못된 발언에 대해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 외교부는 이날 쑨웨이둥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한국 지도자의 대만 문제 관련 잘못된 발언에 대해 정재호 주중 한국 대사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뒤늦게 공개했다. 한국 외교부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에 항의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초치한 날이다. 중국이 사흘이 지나 항의 사실을 공개한 건 이 문제를 계속해서 정치 쟁점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쑨 부부장은 “대만 문제는 완전한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라며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 내부의 일로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간섭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정 대사가 “한국은 일관되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이러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