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달려갔다…펀드 수익률 13%, 넥스트 차이나 어떻길래

최현주 2023. 4. 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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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 경제가 주춤하며 신흥 ‘인구 대국’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넥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인도‧인도네시아‧멕시코‧베트남 등이다.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들어 짭짤한 수익을 내며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멕시코MSCI(합성)’의 3개월 수익률은 14.14%를 기록했다. ‘ACE 인도네시아MSCI(합성)’도 같은 기간 13.21% 수익을 냈다.

인도를 겨냥한 새로운 상품도 등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1일 ‘KODEX 인도Nifty50’과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을 상장했다. 상장 첫날 수익이 각각 0.65%, 1.3%다. 지난 14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인도 니프티50’을 선보였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신흥 인구 대국에 눈을 돌리는 건 중국의 침체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14억여명의 인구를 앞세워 세계 최대 생산 기지이자 소비 시장 역할을 하며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뤘고,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공급망에 혼선이 빚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넥스트 차이나'로 분류되는 신흥국의 공통점은 인구 1억명이 넘는 인구 대국이다. 유엔(UN)에 따르면 오는 7월 기준 인도 인구(14억2862만명)는 중국(14억2567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도네시아(2억7753만명)와 멕시코(1억2845만명), 베트남(9886만명)의 인구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일할 사람도, 소비할 사람도 많다는 의미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미‧중 갈등의 반사 이익을 누리거나 원자재 등 넉넉한 보유 자원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국가들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멕시코는 중국의 담당했던 생산 기지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큰 국가다. 특히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중국에서 가까운 데다, 인구 10명 중 7명이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다. 전체 인구의 35%는 만 15~34세의 젊은 층이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멕시코는 지리적 이점 뿐만 아니라 미국 수출 시 적용받는 관세 혜택 등을 노린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전기차와 관련해 소재‧부품까지 규제를 강화하자, 테슬라‧BMW 등이 멕시코 진출을 선언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인도의 경우 거대한 내수 시장을 좇아 글로벌 기업이 몰리고 있다. 애플과 라파예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비롯한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까지 ‘인도행’을 택했다.

글로벌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총자산 3000만 달러(약 400억원) 이상인 인구 증가율은 인도(39%)가 유럽(18%)과 북미(17%)를 크게 앞섰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인도네시아는 인구뿐만 아니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자원 대국’이다. 석탄‧원유‧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데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중국 공급망이 흔들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들 국가에 의존했던 수요가 인도네시아로 몰리고 있다.

다만 이들 신흥국에 투자할 때는 성장성이 큰 만큼 정치 지형이나 기업 상황 등에 따른 변동성도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컨대 인도네시아는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서 경제 정책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낙마할 경우 종교적 보수화를 추구하는 배타적 기조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아다니 그룹의 분식 회계 여파로 지난해 연말부터 성과가 부진해졌다"며 "신흥국에 자금이 유입되고 투자 옵션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위험과 기대할 수 있는 성과 등을 잘 살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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