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친러”vs“친일”…한·미 정상회담 앞둔 여야 또 ‘네 탓’ 공방
여야가 23일 각각 친중·친러 및 친일 프레임 꺼내 들며 정쟁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 방미를 하루 앞두고 양 진영이 서로를 향해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네 탓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독 중국과 러시아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굴종적인 대중·대러 저자세는 세계정세 변화를 읽지 못한 채 화석화된 운동권의 심각한 시대착오적 오류”라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중국을 방문해 ‘중국몽’을 언급한 점을 상기시키며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대국인 반면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라고 하던 망언의 데자뷔”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 잘못을 지적하니 중국과 한편이라고 우기느냐, 유치원 아이들 편 가르기 싸움”이라며 “민주당은 대한민국 국민의 편”이라고 응수했다. 박 대변인은 또 “국민의힘이 (13일) 좌담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을 놓고 제기되는 국민적 우려를 가짜뉴스로 매도했다”며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국민의힘은 어느 나라 정당이냐”고 따져 물었다. ‘친중’ 프레임에 ‘친일’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다만 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한·일 회담 직후와 달리 차분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은 그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익을 위한 외교를 해주길 바란다. 순방은 핵심 안보 파트너로서 양국의 굳건한 협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방미가 양국 경제협력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한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규제, 안보 개념 확대 등 무거운 현안이 놓인 만큼, 민주당은 당분간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 방미의 목표와 성과에 대해서 주시하고 있다”며 “경제 사회로 넓어지는 확장형 한미동맹의 연장선에서 얼마나 더 내실 있고 창의적인 대안을 가져오는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민주당은 재차 ‘무능 외교’ 프레임으로 정부 비판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관련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150여개 우리 기업이 진출해있다. 무기지원은 우리 기업들에게 사실상 폐업선고”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의 불개입 원칙을 관철하고, 공동성명 논의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민의힘으로부터 “대한민국 국격이 우선이냐, ‘중국 심기경호’가 우선이냐”(김민수 대변인)는 비판을 받았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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