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 “정원박람회는 기후위기 가장 현실적 대안”
제53주년 지구의 날을 맞이해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이사장 노관규)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정원박람회를 기획하고 총괄한 노관규 순천시장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43% 이상 줄여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 여론이다. 플라스틱을 줄이고 소비를 자제하는 등 개인적인 실천도 중요하지만, 국가 단위가 무겁기 때문에 특히 도시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정원박람회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라며 정원의 가치를 줄곧 강조해온 바 있다.
IPCC(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가 지난 3월 발표한 제6차 보고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다섯 가지 솔루션 중 하나로 ‘산림 및 생태계 보호’를 제시하고 있다.
탄소중립(NET-ZERO, 탄소 배출량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과 이미 배출된 탄소를 흡수하는 두 가지 방안이 있는데, 산림 보호와 녹지 확충은 후자에 해당한다.
실제로 국내에서 자동차가 매년 배출하는 탄소량을 녹지가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산림과 정원의 가치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160만 평 정원을 무대로 치러지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아스팔트 도로를 정원으로 바꾼 그린아일랜드, 저류지를 정원으로 조성한 오천그린광장,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의 자연을 연출한 시크릿가든 등 핵심 콘텐츠마다 기후위기와 관련된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박람회로 조성된 정원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만 해도 연간 1만 600여 톤으로, 자동차 4,400대가 배출하는 탄소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박람회장인 국가정원에서는 친환경 이동수단도 만나볼 수 있다. ‘스카이큐브’는 전기로 움직이는 무인궤도차로,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국가정원과 습지를 오갈 수 있어 교통 혼잡과 자동차 배기가스로부터 순천만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배터리로 운행하는 ‘정원드림호’는 이번 박람회를 위해 정원박람회 조직위가 특별히 제작을 요청한 유람선이다. 순천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동천테라스와 국가정원 내 호수정원을 운행하여, 관람객들은 기차로도 편리하게 순천과 정원박람회에 방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순천시는 정원박람회 개최를 맞이해 시민들과 함께 차량2부제 운동,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운동을 펼치면서 가급적 자동차 이용을 줄여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순천시는 앞선 2008년 노관규 시장 재임 당시, 순천을 ‘대한민국 생태수도’로 선포하고, 순천만습지 보존을 위해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라는 에코벨트를 구축하는 등 꾸준히 생태·환경 분야에서 선도적인 도시 정책을 펼쳐왔다.
2022년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함께 발표한 ‘제4차 습지보전계획’에 따르면 순천만갯벌은 6,900여 톤의 탄소를 매년 흡수·저장하는 탄소중립의 핵심 일꾼이다.
나무·숲·잔디 등의 육상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가 ‘그린카본’이라면 바다·갯벌 등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는 ‘블루카본’이라고 하는데, 그린카본에 비해 탄소 저장 능력이 높고 흡수 속도 또한 50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카본의 잠재력이 주목받으며 전국적으로 갯벌 복원(역간척) 사업이 추진되면서, 일찍이 순천만습지의 가치를 알아보고 개발로부터 지켜낸 순천시민과 노관규 순천시장의 혜안이 다시금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한편 순천시는 제15회 기후변화주간과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념하며 4월 21일(금)부터 5월 19일(금)까지 #오늘도나는지구를구했다 인증 이벤트를 추진한다. 박람회 방문 시 개인 텀블러를 지참하고 순천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로, 관람객 차원의 탄소중립 활동을 유도할 예정이다.
순천시와 순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주민단체 등이 함께하는 생태교통·정화활동 캠페인도 22일 순천역 인근에서 실시된다.
제53주년 지구의날을 맞이해 적극적으로 대자보 운동을 알리고 시민들의 생태교통 이용을 활성화하는 한편, 순천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생태도시 순천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할 예정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23일 “탄소중립, 기후변화 등 어려운 말을 쓰지 않더라도 당장 거리에 넘쳐나는 자동차와, 잦은 산불로 인해 점점 사람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다들 체감하고 계실 것이다”라면서 “이번 주말에는 생태를 기반으로 도시를 설계해왔고, 2023정원박람회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할 미래 도시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순천에 방문하셔서 지구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 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전송겸 기자 pontneu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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