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남녀 쇼트트랙 국대 박지원 "외국 선수들 신기하겠죠?"

김효경 2023. 4. 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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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발탁된 동명이인 박지원. 남자 박지원(왼쪽)이 두 살 위다. 진천=김효경 기자

박지원(27·서울시청), 그리고 박지원(25·전북도청). 성별이 다른 동명이인이 함께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보기 드문 인연의 두 사람은 쑥스러운 듯 서로를 보며 미소지었다.

박지원은 23일 충북 진천선수촌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전국남녀 종합선수권 겸 2023~2024시즌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 1000m 결승에서 3위에 올랐다. 전날 500m에서 2위에 오르는 등 합계 66점을 기록한 박지원은 김길리, 심석희에 이어 종합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선발전 1∼3위는 국제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다.

경기 뒤 박지원은 "처음 대표팀에 선발됐는데 개인전까지 뽑혀 영광이다. 한 시즌 동안 많이 배워서 발전한 모습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 사진 대한빙상연맹


남자 대표팀에도 같은 이름의 선수가 있다. 지난 3월 서울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에 오른 박지원이다. 박지원은 세계선수권 성적 덕분에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자동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그러면서 두 선수가 처음으로 함께 대표팀에서 훈련하게 됐다. 혼성 계주에 두 선수가 나란히 출전할 수도 있다. 남자 박지원은 '알 지(知), 으뜸 원(元)'자를 쓰고, 여자 박지원은 '뜻 원(志), 예쁠 원(媛)' 자를 쓴다.

여자 박지원은 "외국 선수들이 신기하게 생각할 것 같다. 같은 이름을 가졌는데 대단한 선수여서 배우는 것도 있다. 더 많이 배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남자 박지원은 "이름이 이쁜 거 같다. 부모님이 좋은 이름 주셨다고 생각한다. 이 이름을 더 멋있게 좋게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박지원은 이번 대회 기간 경기 결과 출력지를 전달하는 등 선발전 업무를 보조했다. 박지원은 "타는 것도 박진감이 넘치지만, 지켜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이 달릴 때 나도 몸에 힘이 들어갔다.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던 경기"라며 "선수가 느낄 수 없는 환경에서 같이 뭔가를 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웃었다.

23일 쇼트트랙 선발전에서 기록지를 확인하는 남자 국가대표 박지원. 진천=김효경 기자

월드챔피언 박지원은 재도전 의사를 묻자 "목표는 그렇다. 쇼트트랙은 예측하기가 힘든 종목이지만, 저는 항상 그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진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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