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남녀 쇼트트랙 국대 박지원 "외국 선수들 신기하겠죠?"
박지원(27·서울시청), 그리고 박지원(25·전북도청). 성별이 다른 동명이인이 함께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보기 드문 인연의 두 사람은 쑥스러운 듯 서로를 보며 미소지었다.
박지원은 23일 충북 진천선수촌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전국남녀 종합선수권 겸 2023~2024시즌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 1000m 결승에서 3위에 올랐다. 전날 500m에서 2위에 오르는 등 합계 66점을 기록한 박지원은 김길리, 심석희에 이어 종합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선발전 1∼3위는 국제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다.
경기 뒤 박지원은 "처음 대표팀에 선발됐는데 개인전까지 뽑혀 영광이다. 한 시즌 동안 많이 배워서 발전한 모습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에도 같은 이름의 선수가 있다. 지난 3월 서울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에 오른 박지원이다. 박지원은 세계선수권 성적 덕분에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자동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그러면서 두 선수가 처음으로 함께 대표팀에서 훈련하게 됐다. 혼성 계주에 두 선수가 나란히 출전할 수도 있다. 남자 박지원은 '알 지(知), 으뜸 원(元)'자를 쓰고, 여자 박지원은 '뜻 원(志), 예쁠 원(媛)' 자를 쓴다.
여자 박지원은 "외국 선수들이 신기하게 생각할 것 같다. 같은 이름을 가졌는데 대단한 선수여서 배우는 것도 있다. 더 많이 배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남자 박지원은 "이름이 이쁜 거 같다. 부모님이 좋은 이름 주셨다고 생각한다. 이 이름을 더 멋있게 좋게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박지원은 이번 대회 기간 경기 결과 출력지를 전달하는 등 선발전 업무를 보조했다. 박지원은 "타는 것도 박진감이 넘치지만, 지켜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이 달릴 때 나도 몸에 힘이 들어갔다.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던 경기"라며 "선수가 느낄 수 없는 환경에서 같이 뭔가를 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웃었다.
월드챔피언 박지원은 재도전 의사를 묻자 "목표는 그렇다. 쇼트트랙은 예측하기가 힘든 종목이지만, 저는 항상 그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진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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