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보다 더하다"…테슬라 660만원 낮췄다 333만원 다시 올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모델S와 모델X의 미국 판매 가격을 각각 2500달러(약 333만원) 인상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판매가 인상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반영됐다. 두 차종은 테슬라가 판매하고 있는 차량 중에서도 고급 모델이다.
이번 인상으로 모델X 플래드 차종은 10만5000달러(약 1억3986만원)에서 10만7500달러(약 1억4319만원)로 올랐다. 앞서 테슬라는 이달 7일에는 모델S와 모델X의 미국 판매가를 각각 5000달러(약 660만원) 낮춘 바 있다. 이달 들어 모델S와 모델X 판매가를 5000달러를 인하한 뒤 다시 2500달러를 인상한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단기간에 가격을 내리고 다시 올린 것을 두고 “횟집보다 더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테슬라가 불과 2주일 새 가격 인하→인상으로 기조를 바꾼 건 실적과 주가 동반 하락 때문이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영 성적표를 내놨다. 1분기 순이익은 25억1300만 달러(약 3조3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줄었다. 다만 매출은 233억2900만 달러(약 31조원)로 작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올해 들어 이어온 차량 가격 인하로 매출은 늘었으나 수익성은 낮아졌다는 얘기다. 테슬라 측은 “영업이익률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며 “새 공장들의 생산 효율성 향상과 물류비용 감소를 포함해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 악화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테슬라의 주당 가격은 올해 2월 2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지난 금요일에는 165.0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목표 주가를 150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변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 행사에서 “더 낮은 차액으로 많은 차를 팔아 (가격에 대한) 자율성을 갖추면서 미래에 그 차액을 거두는 것이 낫다”며 가격 인하 기조를 공언했지만 이번 인상으로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됐다.
테슬라가 또다시 가격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전기차 재고량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모델Y를 빼고 모델3·모델S·모델X 등 주요 차종의 재고량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증가했다. 재고가 늘면 경영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가격을 낮춰서라도 판매량을 늘려야 한다.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생산량이 판매량 대비 1만8000대 많고 차량 재고 일수가 15일이라는 점에서 추가 가격 인하를 통한 판매량 증가가 필요하다”며 “원재료 가격 하락과 베를린 신공장 가동 등 장기적으로 마진율이 개선될 여지는 많지만 시기는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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