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포로 1000명 사망' 2차대전 日침몰선, 4000m 심해서 발견

천인성 2023. 4. 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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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때 호주인 포로 등 1000여명을 싣고 가다 미군 잠수함 공격으로 침몰했던 일본 수송선이 81년 만에 심해에서 발견됐다고 호주 ABC방송 등이 22일 보도했다.

1942년 필리핀 해상에서 침몰한 몬테비데오 마루호. AP=연합뉴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해양고고학 기관 '사일런트 월드 재단'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북서쪽 남중국해 4000m 심해에서 침몰한 수송선 몬테비데오 마루호를 찾아냈다.

재단은 5년간의 준비 작업 후 지난 6일부터 본격적으로 배의 위치 추적에 나섰고,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수중 자율주행 탐사정 등 첨단 기기를 동원한 끝에 탐색에 착수한 지 12일 만에 배를 찾아냈다.

재단에 따르면 침몰한 배는 1912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보다 더 깊은 심해에서 발견됐다. 재단은 유족에 경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잔해에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몬테비데오 마루호는 1942년 7월 1일 필리핀 해역에서 미군 잠수함의 공격을 받고 가라앉았다.

침몰 당시 이 배엔 군인 850명, 민간인 210명 등 14개국의 포로 1060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979명이 호주인이었다.

당시 미군 잠수함은 이 배에 연합군 포로가 탑승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몬테비데오 마루호 침몰은 호주 역사상 최악의 해양 참사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수십년간 침몰한 정확한 위치는 파악되지 못한 상태였다.

몬테비데오 마루호의 위치를 추적한 사일런트월드 재단 내 사무실. EPA=연합뉴스

발견 소식이 알려지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소식이 오랫동안 기도를 해온 유족들에게 어느 정도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몬테비데오 마루호 침몰로 할아버지와 종조할아버지를 잃은 앤드리아 윌리엄스는 외신에 "오늘은 이 재난과 관련된 호주인에게 특별히 중요한 날"이라고 밝혔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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