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좌우할 '빅매치', 손흥민의 라스트 미션

이준목 2023. 4. 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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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4 탈환-7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겨냥... 손흥민 발 끝에 걸린 기대

[이준목 기자]

▲ EPL 100호 골 넣고 기뻐하는 손흥민 손흥민(가운데·토트넘)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골을 달성하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손흥민은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2-2023 EPL 30라운드 경기 전반 10분에서 자신의 EPL 100호 골을 터트렸다. 지금까지 EPL에서 통산 100골 이상을 기록한 건 손흥민이 34번째이며,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역대 최초다.
ⓒ AP=연합뉴스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에게 2022-2023시즌은 유난히 길고 다사다난한 시즌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토트넘은 3년 만에 리그 톱4에 재진입하며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시즌에는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토트넘은 올시즌 각종 대회에서 또다시 줄줄이 무관에 그치며 부진했다. 히샬리송-이반 페리시치 등 이적생들이 하나같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령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우승청부사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2년 차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성적부진과 구단과의 불화속에 빈손으로 경질 당했다.

손흥민 역시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손흥민은 올시즌 안면골절 부상과 개인의 폼 하락, 전술적 부조화 속에 토트넘 데뷔 첫 시즌 이후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다. 팀 부동의 주포였던 손흥민의 부진은 토트넘의 전체적인 공격력 하락에도 큰 악영향을 미쳤다. 손흥민 역시 인터뷰를 통하여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쉽지 않아 보이는 톱4 진입

어느 때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지만 손흥민과 토트넘은 마무리에서나마 유종의 미를 기약하고 있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16승 5무 10패, 승점 53점으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뉴캐슬(승점 56)과는 3점차다.

올시즌도 무관이 확정된 토트넘에게 UCL 티켓이 걸린 4위 수성은 마지막 자존심과 같다. UCL 출전 여부가 다음 시즌 전력보강이 걸린 이적시장에도 연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상급 선수들에게 UCL 출전 여부는 민감한 문제다.

현실적으로 톱4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두 아스널(승점 75)과 맨시티(승점 70)가 이미 두 자리를 예약해놓은 가운데, 3위 맨유(승점 59)부터 8위 브라이튼(승점 48)까지 최대 6팀이 남은 두 자리를 놓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아직 4위권 추격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반대로 리버풀-브라이튼의 추격을 받고 있어서 자칫하면 UCL은 커녕, 6위권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티켓도 장담하기 어렵다. 콘테 감독의 경질 이후, 정식 감독없이 스텔레니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운영하고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경쟁팀들에 비하여 팀 사정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부분은 에이스 손흥민이 시즌 막바지에 들어 다소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내내 부진하던 손흥민은 지난 브라이튼과의 30라운드에서 골을 터뜨리며 EPL 통산 100호골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본머스와 31라운드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첫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골든부츠(득점왕)를 차지했던 지난 시즌에도 막판 몰아치기로 골퍼레이드를 펼친 바 있다. 지난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10골이나 기록하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벌어진 격차를 순식간에 따라잡고 공동 득점왕을 수상했다. 토트넘이 다시 한번 손흥민의 발 끝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개인 대기록에도 도전중

또한 손흥민은 7시즌 연속 리그 10골이라는 대기록에도 도전중이다. 현재까지 올시즌 공식전 12골 4도움, EPL만 놓고보면 8골(전체 20위)을 기록중인 손흥민은 남은 7경기에서 2골만 더 넣으면 2016-2017시즌부터 이어온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지키게 된다.

리그에서 한 시즌 10골 이상은 특급 골잡이의 기준이 되는 주요 지표다. 웨인 루니(11시즌)-프랭크 램파드(10시즌)-해리 케인과 세르히오 아게로(9시즌)-티에리 앙리(8시즌) 등이 손흥민에 앞서 7년 이상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모두 EPL의 전설로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손흥민에게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은 아무리 부진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결국 일정 수준은 해준다는 '꾸준함'을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4위 경쟁팀인 뉴캐슬과의 일전은 토트넘에게나 손흥민에게 있어서 올시즌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빅매치'라고 할 수 있다. 토트넘은 23일 오후 11시 영국 타인위어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뉴캐슬을 상대한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에서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뉴캐슬은 2017-2018시즌 1부 승격 이후 중위권을 맴돌았지만 올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다투는 팀으로 급성장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주도의 컨소시엄에 인수된 뒤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보강한 이후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캐슬은 최근 5연승 행진을 달리다가 애스턴 빌라 원정에서 0-3으로 일격을 당하며 주춤했다. 그럼에도 뉴캐슬은 올시즌 리그 최소실점은 24골만 내주며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돌파한 미구엘 알미론(11골)과 칼럼 윌슨(10골)의 화력이 위협적이고, 후반기에는 부상에서 돌아온 알렉산데르 이사크가 리그 14경기 출전만에 8골을 몰아치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해 10월 24일 홈에서 열린 13라운드 전반기 맞대결에서는 손흥민의 침묵속에 뉴캐슬에 1-2로 패한바 있다. 올시즌 4패밖에 당하지 않은 뉴캐슬을 원정에서 이겨야 하는 것은 현재의 토트넘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다.

토트넘은 뉴캐슬전을 치르고 불과 5일 뒤에는 3위 맨유(28일, 홈)를 만나게 된다.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면 4위 경쟁에 청신호를 밝힐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2연패를 당하면 사실상 UCL 티켓은 멀어진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에도 막판까지 4위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으나 라이벌이던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완성을 거두며 막판 대역전극에 성공할 수 있었다. 손흥민과 토트넘에게 뉴캐슬-맨유와 2연전은 매경기가 승점 6점짜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 중요한 일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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