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수혜지 어디?...이천·동탄 등 경기 남부 ‘반세권’ 뜬다[김경민의 부동산NOW]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3. 4. 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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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기도 용인에 들어서면서 부동산업계 관심이 뜨겁다. 용인뿐 아니라 인근 동탄, 이천 일대 부동산이 덩달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기 남부 ‘반세권(반도체+역세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도 용인 처인구 남사읍 대단지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윤관식 기자)
정부는 최근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에 710만㎡(약 215만 평) 규모로 조성될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는 2042년까지 단일 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들어선다. 기흥, 화성, 평택, 이천의 반도체 생산 단지와 인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판교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밸리와 연계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선도 모델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에 용인 부동산은 벌써부터 들썩이는 모습이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지역은 용인 처인구 남사읍 일대다. 남사읍 일대에서 눈여겨볼 만한 단지는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다.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5단지 전용 84㎡ 매매가는 2021년 말 5억 원을 넘어섰다. 평균 분양가(2억7700만 원) 대비 2배가량 오른 가격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해부터 가격이 하락하면서 올 초 매매가가 3억 원대로 떨어졌지만 다시 반등하는 양상이다. 최근 실거래가는 4억5500만 원으로 1월 실거래가(3억4000만 원)보다 1억 원 넘게 올랐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5억 원 이상으로 높이는 분위기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나온 이후 한숲시티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한동안 이 단지를 ‘한숨시티’라며 조롱하는 글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신의) 한수시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남사읍 e편한세상한숲시티 매매가 들썩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에 SK하이닉스가 추진해온 원삼면 반도체 사업장 배후지도 다시 주목을 끄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사업장과 가까운 수혜지로는 용인경전철 에버라인 명지대역 인근 역북동이 손꼽힌다. 역북동의 경우 입주 10년 이하 아파트가 많은 데다 수인분당선 기흥역까지 연결되는 용인경전철이 지나면서 실수요가 꾸준하다. 역북동 대표 단지는 ‘우미린센트럴파크(1260가구)’다. 최근 호가는 6억8000만~7억5000만 원 수준으로 올랐다.

정부가 청사진을 내놓은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뿐 아니라 경기도 남부 부동산 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전망이다. 기존 반도체 생산 단지와 연계해 대형 산업 단지를 만든다는 구상에 인근 화성, 이천 부동산이 덩달아 주목받는 모습이다. 특히 이천은 주택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수도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상승세를 유지한 지역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2월 이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33%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이 6.53%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천 안흥동 ‘이천롯데캐슬페라즈스카이’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2월 4억9769만 원(25층)에 거래된 뒤 5억5700만~5억870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화성 집값도 삼성전자 반도체단지 유치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화성시 아파트 거래량은 1월 556건에서 2월 1029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화성 동탄2신도시의 경우 동탄역 일대가 대장 지역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반도체 클러스터 효과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에 경기 남부 집값이 들썩이지만, 워낙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라 집값 상승세에 한계가 나타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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