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억 애물단지' 광주 지산IC…또 146억 들여 진출로 뜯어고친다
광주광역시 제2순환도로 지산나들목(IC) 진출로는 ‘77억원짜리 애물단지’로 불린다. 진출이 어렵고 사고 위험이 높아 1년 이상 개통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폐쇄 대신 새로운 활용방안이 제시됐으나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할 판이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산IC 진출로는 양방향 길이 670m, 폭 6.5m로 규모다. 2021년 11월 완공했다. 공사는 2순환도로 1구간 민자 법인인 광주순환도로가 맡았다. 71억원을 투입했다. 광주시도 설계·보상비 명목으로 6억원을 보탰다. 하지만 운전자의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기 어려울 만큼 인접 터널과 거리가 70m로 짧은 데다 일반 진출로와 달리 1차로에서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라 개통 전부터 사고위험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개통이 1년 넘게 미뤄졌다.
전문가 의견에도…공사 강행
광주시는 2019년 도로 설계 확정 전 3차례에 걸쳐 전문가 자문을 받았다. 당시 경찰 등 전문가들은 주민을 설득해 생소한 왼쪽 진출 방식이 아닌 오른쪽 진출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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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평가서 ‘매우 위험’
그러나 이후에도 안전에 의문이 제기됐다. 광주시는 결국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에 안전성 검사 용역을 맡겼다. 용역을 수행한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은 운전자 50명에게 지산IC에 4가지 조건을 설정, 가상현실(VR) 주행 시뮬레이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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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행에 진출로·진입로 각각 개설
광주시는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다 해법을 제시했다. 1단계로 지산IC 하행(두암→소태 방면), 2단계 지산IC 상행(소태→두암 방면) 등 두 단계로 나눠 공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하행에는 진출로, 상행은 진입로를 각각 개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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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146억원 더 써야 할 판
1단계 진출로는 2025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비 4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2단계 진입로 공사비도 49억원이다. 하지만 사유지를 사들여야 해 48억원이 더 필요하다. 추가 공사에 모두 146억원이 들어간다.
광주시 관계자는 “당초 사업비(77억원)에서는 광주시가 비교적 적은 금액을 투입했지만, 당시 전체적인 판단은 우리 시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며 “정확한 금액은 민자 법인과 조율해봐야 알겠지만, 광주시가 절반 이상은 부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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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특정 감사 진행 중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이달 3일부터 지산IC 도로 개설사업 전반을 대상으로 특정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위는 실시설계 변경과 예산 집행 등 사업 추진 과정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실시설계를 검토하는 이유로는 지산IC가 당초 우측 진출로로 계획됐지만, 인근 주민 등의 민원 제기로 왼쪽 진출 방식으로 변경돼 완공됐기 때문이다. 감사는 이달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광역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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