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中 대만 침공 워게임 “경제 파국, 동맹 주저해 홀로 싸워”
미국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가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한 워 게임을 벌였다. 침공이 시작되면 중국은 대만은 물론 일본과 괌에 있는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퍼부어 미군 초기 사상자가 최대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붕괴와 대중국 경제 제재로 세계 경제가 무너졌고, 동맹들은 참전을 주저하면서 미국 홀로 중국과 맞서야 한다는 시나리오가 전개됐다.
미 하원 특위가 지난 19일 오후 7시부터 세입위원회 회의실에서 약 2시간 30분간 비공개로 진행한 중국의 대만 침공 가정 워 게임 탁상훈련(TTX)에서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워 게임에서 특위 소속 의원들은 ‘블루팀’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CS) 고문 역할을 맡아 중국의 대만 점령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았다.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 전문가들이 ‘레드팀’으로 참여해 중국의 대만 침공과 관련한 여러 시나리오를 전개했다. 마이크 홈즈 전 공군전투사령관이 합참의장 역할을 맡았고, 블루팀은 그에게 자문한 뒤 행동 방침을 결정했다.
회의를 참관한 AP통신은 “워 게임이지만 중국 특위 위원들이 진지하게 참여했다”며 “리스크 보드게임 스타일의 탁상용 지도와 표식 위에서 충돌이 펼쳐졌다”고 전했다.
워 게임은 2027년 4월 19일 대만에서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 직전까지 치달을 때 미국의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옵션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대만의 야당 의원들이 독립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됐고, 분노한 중국 관리들은 곧 대만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쏟아내며 대응한다. 동시에 중국군은 침공을 위한 병력 배치에 돌입한다. 병력 치료를 위한 혈액 공급 반입 조치 등 구체적인 상황까지 나열됐다.
중국은 대만 봉쇄 조치에 돌입했고, 미국도 대응 전투를 준비했다. 한 의원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처벌 극대화를 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느냐는 묻자 “중국도 반격을 가해 미국과 중국 모두에 파국”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더힐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에서 중국을 차단하는 제재와 대만 해협에서의 상업 운송 중단으로 세계 시장은 와해한다”고 전했다.
블루팀에서는 미국이 시진핑 국가 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소통할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그러나 워 게임 진행자는 “중국은 미국의 핫라인 전화를 회피한 전력이 있다. 이는 문제”라고 말했다. 핫라인을 통해 대만 사태를 진정시키는 시나리오는 펼쳐지지 않은 것이다.
AP통신은 “워 게임에서 미국 관리들은 중국에 기반을 둔 미국 비즈니스 리더들을 통해 중국 측에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썼지만, 중국은 침공 이후 첫 번째 조치 중 하나로 델, 애플, HP 등 사업부를 모두 점령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면전이 시작됐다. 워 게임 시나리오는 “양국의 위성과 우주 무기, 드론, 잠수함, 지상군, 군함, 전투기 편대, 사이버 부대, 통신 전문가와 은행가, 재무부 관리, 외교관 등이 모두 전쟁에 나선다”고 소개했다.
AP통신은 “중국의 미사일과 로켓은 대만과 멀리 일본 및 괌에 있는 미군에 연쇄적으로 떨어진다. 초기 사상자에는 수백~수천 명의 미군이 포함된다”며 “대만과 중국의 피해는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전면전 시작 직후 미국의 취약점도 드러났다. AP통신은 “워 게임 진행자는 첫 번째 전투의 참상을 공개했다.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이 소진됐고, 세계 금융 시장이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더힐은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이 빨리 고갈된다”며 “군수품 생산을 늘리고, 방위산업 인프라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특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들은 참전을 주저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중국은 미국 동맹국들을 방관하도록 사전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고,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의 전면적 조치도 동맹국들을 지연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실망스럽게도 워 게임에서 미국은 불안하고 소외된 동맹국들로 인해 대만을 지원하기 위해 거의 전적으로 혼자 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롭 위트먼 의원은 “(중국은) 2027년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를 고립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훈련은 (미국이) 신중한 경제 조치 패키지를 마련하는 데 소홀히 하고, 동맹 간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위험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더힐도 “워 게임의 핵심 교훈 중 하나는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과 같은 지역 동맹 및 파트너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면바지 알바생” 고민…이런 소통이 된다고? [사연뉴스]
- 전기 쇠꼬챙이로 개 도살…‘잔혹’ 육견농장 적발
- “링거액 직접 조제했을 것”…故서세원, 개업준비 병원서 비극
- ‘주먹 젓가락질’ 20대男…여친 엄마 지적에 자리 떴다
- 아침부터 강남 식당 덮친 ‘만취 벤츠’, 운전자는 20대
- 용돈 모아 필로폰 산 중학생, 같은 반 친구 둘과 투약
- ‘표예림 학폭 가해자’ 폭로에 “영상 내리고 사과하라”
- 김기현 “전광훈에 도움 요청 했지만, 터무니없는 요구해 거절”
- ‘테라’ 권도형, 몬테네그로法 구금 연장…5월11일 재판
- ‘소녀상 말뚝테러’ 日정치인 재판 또 불출석…11년째 공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