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대우조선 합병, 동업자간 다툴 일 아니다 [기자수첩-산업IT]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한화-대우조선해양 합병 승인 여부를 놓고 여러 이해관계자가 뒤엉켜 소란이 일었다.
해외 경쟁당국이 모두 승인한 사안에 대해 정작 '본진'인 대한민국 공정위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비난과, 군용 함정에 무기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화가 대우조선 방산부문을 보유할 경우 수직결합이 이뤄져 경쟁사를 봉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공정위는 오는 26일 전원회의 심의에서 한화의 대우조선 합병 승인 및 조건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 조건 수용하면 될 일…갈등 접고 선의의 경쟁 나서야
공정거래위원회의 한화-대우조선해양 합병 승인 여부를 놓고 여러 이해관계자가 뒤엉켜 소란이 일었다.
해외 경쟁당국이 모두 승인한 사안에 대해 정작 ‘본진’인 대한민국 공정위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비난과, 군용 함정에 무기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화가 대우조선 방산부문을 보유할 경우 수직결합이 이뤄져 경쟁사를 봉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이 와중에 공정위가 내놓은 ‘한화 측과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해명에 대해 한화가 (규제당국을 향한 기업의 태도로서는 매우 놀랍게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논란은 커졌다.
또, 군함을 제작하는 방산업체들이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대우조선 방산부문의 가장 큰 경쟁자인 HD현대중공업이 도마에 올랐다.
역으로 HD현대가 한화-대우조선해양 인수 지연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등의 여론조성을 위해 한화가 일부 언론사 윗선에 관련 보도를 청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공정위와 심사 대상자인 한화, 그리고 이해관계자인 HD현대까지 뒤얽힌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이다.
사실 상선(商船) 부문만 생각한다면 이리 시끄러울 일도 아니다. 유럽연합(EU)의 불승인으로 무산됐던 HD현대-대우조선 합병과 달리 한화-대우조선 합병은 조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7개국 경쟁당국이 일찌감치 합병 승인을 완료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운 업황이 살아나고 일감이 가득해 흑자전환이 유력한 시점에 조속히 인수를 마무리해 대우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한화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대우조선 매출의 대부분은 상선에서 나온다. 어찌 보면 방산을 담당하는 특수선 부문은 부차적인 사안이다. 한화 측에서도 “시급한 건 상선 부문 정상화인데 특수선 부문에 발목이 잡혔다”는 소리를 한다.
그렇다고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방산 관련 사안을 쉽게 보고 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안전장치를 만들어놓고 가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마냥 ‘발목잡기’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공정위가 해외 경쟁당국에 비해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는 것도 방산 관련 사안이 국내에 한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방산 관련 사안도 뜯어보면 그리 골치 아픈 문제도 아니다. 한화는 군용 함정 시장의 고객이 한국 정부 한 곳인 데다, 부품 공급자가 임의로 납품가를 정할 수 없어 수직계열화가 되더라도 대우조선과 경쟁사들을 차별하는 ‘봉쇄효과’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역으로 ‘봉쇄효과’를 막는 안전장치를 마련한들 한화가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는 의미도 된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하다. 공정위는 군함 시장에서의 경쟁사 차별 금지 조건을 걸어 조속히 합병 승인을 내주고, 한화는 그 조건을 받아들이면 된다. 어차피 수직계열화를 무기로 경쟁사들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면 거치적거리는 조항 하나가 붙은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공정위는 오는 26일 전원회의 심의에서 한화의 대우조선 합병 승인 및 조건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로는 공이 한화로 넘어간다. 최종 결론을 늦출 수 있는 변수는 한화가 공정위의 시정방안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뿐이다.
한화오션이 됐건 한화조선해양이 됐건, 대우조선이 혈세로 연명하던 옛 허물을 벗어던지고 하루 빨리 새 출발에 나서는 게 시급하다. HD현대와의 불편한 관계도 정리하고 국내 조선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선의의 경쟁에 나서길 기대한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동규 아내 "사람들 죽어나가…남편 해코지 당할까 불안" 대부분 증언 거부
- [특징주] 알루코, 전기차 부품 공급 기대감에 사흘째 상한가
- [D:이슈] 음주·마약·병역 비리...잇단 논란에 재조명되는 ‘전과 연예인들’
- 서울 서초·강동구 아파트값 상승 전환, “선호 지역·단지 수요↑”
- "송영길 강제귀국? 시기상조…민주당서 알아서 압박, 검찰 더 나갈 필요 있나" [법조계에 물어보
- 한동훈 "이재명, 판사 겁박…최악의 양형 사유"
- "이재명은 내가 잡는다"…누가 '저격수' 해냈나
- 트럼프 1기 참모가 한국에 건넨 '힌트'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승점20' 흥국생명 이어 현대건설도 7연승 질주…24일 맞대결 기대 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