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 봉투' 강래구…정동영 때 입문해 두 번 낙선, 박영선·송영길 측근 [뉴스속인물]
강래구, 2007년 정동영 대선후보 총괄조직국장 정치권 입문…한때 박영선 측근으로 분류
19대, 20대 총선 낙선 이후 주로 당직자로 활동…원외 지역위원장 하며 송영길과 가까워져
강래구, 이정근과 통화에서 송영길 인지 및 개입 여부 수차례 언급…송영길 "이정근 개인적 일탈일 뿐"
'민주당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이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재청구 방침을 밝힌 가운데 강 위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관계 등이 새삼 주목되고 있다.
22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재남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21일 정당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 위원에 대한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진행한 뒤 같은 날 오후 11시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의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에 피의자가 직접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거나 다른 관련자들에게 증거인멸 및 허위사실 진술 등을 하도록 회유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의 수사에는 일단 제동이 걸리고 속도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피의자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명백히 인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및 사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공범들 사이의 추가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신속히 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위원은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송 전 대표도 돈봉투 전달 사실을 알았나', '민주당 의원 20명이 연루된 것이 사실이냐' 등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강래구, 2007년 민주당서 정치권 입문…19·20대 총선 출마했지만 낙선
낙선 후 당직자로 활동…2018 전당대회·2021 후보캠프서 송영길 도와
강 위원은 2007년 정동영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조직국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당에서 부대변인, 조직국장, 청년국장, 전국원외위원장 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조직부총장에 임명돼, 박 전 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후 강 위원은 19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주로 당직자로서 활동했다. 강 위원은 원외에서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당 대표 선거에 세 차례 도전한 송 전 대표와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에는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도왔으며, 2021년 후보캠프에서도 조직 담당 파트를 맡았다. 송 전 대표는 당시 전대에서 35.60%를 득표하며 35.01%를 얻은 홍영표 의원을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강 위원이 받고 있는 혐의 대부분은 이 시기에 발생했다. 강 위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해 3월부터 5월까지 당 대표 후보자인 송 후보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당직자들과 공모해 총 9400만원의 돈 봉투를 만들고 살포하는 등 선거인들에게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달된 금액 중 8000만원은 강 위원이 대전 지역 사업가 등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위원은 또 2020년 9월 한국수자원공사 감사로 재직하면서 사업가 박 모씨로부터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는다.
이번 의혹은 강 의원과 함께 돈봉투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통화 녹취록에서 시작됐다. 이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는 자동녹음기능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돈봉투 사건 관련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무려 3만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검찰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께를 돈봉투가 오간 시기로 보고있다.
녹취파일에는 강 위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이성만 의원이 전달해 준 돈 봉투를 지역본부장들에게 나눠준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니 '잘했네 잘했어'라고 격려했다"라고 말한 통화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부총장이 강 위원에게 "'송(영길)이 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묻더라"라고 언급한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이 전 부총장에게 이 같은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강 위원은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 역시 이 전 부총장의 개인적 일탈일 뿐, 자신은 잘 모르는 내용이라며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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