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 봉투' 강래구…정동영 때 입문해 두 번 낙선, 박영선·송영길 측근 [뉴스속인물]

박상우 2023. 4. 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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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강래구 구속영장 기각 납득할 수 없어"…증거인멸 막기 위해 신속히 영장 재청구 방침
강래구, 2007년 정동영 대선후보 총괄조직국장 정치권 입문…한때 박영선 측근으로 분류
19대, 20대 총선 낙선 이후 주로 당직자로 활동…원외 지역위원장 하며 송영길과 가까워져
강래구, 이정근과 통화에서 송영길 인지 및 개입 여부 수차례 언급…송영길 "이정근 개인적 일탈일 뿐"
'민주당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21일 기각됐다. 사진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대전 동구) 시절의 모습.ⓒMBC뉴스 보도화면 캡쳐

'민주당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이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재청구 방침을 밝힌 가운데 강 위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관계 등이 새삼 주목되고 있다.


22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재남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21일 정당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 위원에 대한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진행한 뒤 같은 날 오후 11시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의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에 피의자가 직접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거나 다른 관련자들에게 증거인멸 및 허위사실 진술 등을 하도록 회유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의 수사에는 일단 제동이 걸리고 속도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피의자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명백히 인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및 사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공범들 사이의 추가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신속히 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위원은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송 전 대표도 돈봉투 전달 사실을 알았나', '민주당 의원 20명이 연루된 것이 사실이냐' 등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래구, 2007년 민주당서 정치권 입문…19·20대 총선 출마했지만 낙선
낙선 후 당직자로 활동…2018 전당대회·2021 후보캠프서 송영길 도와

강 위원은 2007년 정동영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조직국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당에서 부대변인, 조직국장, 청년국장, 전국원외위원장 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조직부총장에 임명돼, 박 전 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후 강 위원은 19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주로 당직자로서 활동했다. 강 위원은 원외에서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당 대표 선거에 세 차례 도전한 송 전 대표와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에는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도왔으며, 2021년 후보캠프에서도 조직 담당 파트를 맡았다. 송 전 대표는 당시 전대에서 35.60%를 득표하며 35.01%를 얻은 홍영표 의원을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강 위원이 받고 있는 혐의 대부분은 이 시기에 발생했다. 강 위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해 3월부터 5월까지 당 대표 후보자인 송 후보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당직자들과 공모해 총 9400만원의 돈 봉투를 만들고 살포하는 등 선거인들에게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달된 금액 중 8000만원은 강 위원이 대전 지역 사업가 등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위원은 또 2020년 9월 한국수자원공사 감사로 재직하면서 사업가 박 모씨로부터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는다.


이번 의혹은 강 의원과 함께 돈봉투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통화 녹취록에서 시작됐다. 이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는 자동녹음기능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돈봉투 사건 관련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무려 3만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검찰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께를 돈봉투가 오간 시기로 보고있다.


녹취파일에는 강 위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이성만 의원이 전달해 준 돈 봉투를 지역본부장들에게 나눠준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니 '잘했네 잘했어'라고 격려했다"라고 말한 통화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부총장이 강 위원에게 "'송(영길)이 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묻더라"라고 언급한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이 전 부총장에게 이 같은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강 위원은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 역시 이 전 부총장의 개인적 일탈일 뿐, 자신은 잘 모르는 내용이라며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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