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외화예금 30조 '쑥'…환율 널뛰기에 투자 '주의보'
"미국 긴축 종료 임박…투자 신중"
4대 시중은행들이 확보한 외화예금 규모가 한 해 동안에만 30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1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기 환차익을 노린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최근 환율이 널뛰기를 하는 등 향후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화예수금 규모는 133조2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9%(29조9156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외화예수금이 31.8%(12조2327억원) 늘어난 50조751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 역시 31조9014억원으로 24.5% 늘었고, 국민은행도 25조7946억원으로 21.5%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24조8196억원으로 38.1% 늘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시중은행의 외화예수금은 연말 기준 ▲2019년 72조9502억원 ▲2020년 85조4740억원 ▲2021년 103조3513억원 ▲2022년 133조266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지만,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증가율이 10%포인트(p) 넘게 높았다.
지난해 달러예금이 늘어난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로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고 원 달러 환율도 급등하는 추세에 힘입어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 연준은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4번을 포함해 7번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1월 0~0.25%이던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말 4.25~4.50%까지 뛰었다.올해도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2번 밟으면서 4.75~5.00%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원·달러 환율은 1264.5원으로 전년 말(1188.8원) 보다 6.4% 상승했다. 전체 연간 평균 환율은 1292.2원으로 전년 대비 12.9%(147.6원) 올랐다.
금리 경쟁력도 달러예금의 장점이다. 달러예금은 원화예금 대비 높은 금리가 붙는다. 현재 4대 은행의 주력 달러예금 상품의 6개월 만기 금리는 4.54~4.87%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원화예금 금리가 대부분 기준금리(3.5%)보다 낮은 것을 감안하면 높은 금리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환율이 급등락을 하는 등 널뛰기를 하는 가운데, 환차익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2일 1220.3원까지 떨어졌다가 같은 달 28일 1322.6월까지 치솟는 등 1320원 안팎을 맴돌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로 129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지난 20일 한때 1330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 환율이 널뛰는 것은 주요국 통화가 달러에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가 유독 더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중국의 리오프닝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침체우려가 컸던 유럽 경제가 살아나면서, 타국 통화들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 원화만 성장률 저하,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약세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월 중 원화 환율 변화율(-7.4%) 여타 통화 평균치(3.0%)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표본국가 34개국 중 가장 높은 변화율이다.
널뛰는 환율에 따라 외화예금도 들썩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지난달 달러예금 잔액은 565억7100만 달러로 한달 만에 5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 690억15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은행 달러예금은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다시 증가 전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미국의 긴축기조가 사실상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환율도 서서히 하락할 것"이라며 "환전 및 인출 수수료와 환차익을 계산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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