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발 남았다’ 계정 살리기, 처절한 몸부림 [별별인턴]

정고운 2023. 4. 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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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하나에 기쁨과 클릭 하나에 쓸쓸함과
계정 노출 수 올리기

인류 소통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인들은 아고라에 모여 자신들의 지도자를 선출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리스 병사는 40㎞를 쉬지 않고 질주해 승전보를 전했다. 마라톤의 역사는 말과 마차를 이용한 우편제도로 이어졌다. 이어 삐삐를 거쳐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보급됐다. 쉼 없이 발전한 문명 덕에 인류는 이제 놀랍도록 빠른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국민일보 편집국에 있는 어느 인턴기자에게 실시간으로 도착하는 대 미디어 시대. 전세계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이 시대에도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간절하게 갈구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삐빅- 정체 구간입니다

국민일보 인턴기자 정모씨(23·여)가 모니터 앞에 앉아 머리를 싸매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SNS에 올릴 멘트가 떠오르지 않거나, 업로드할 기사를 찾지 못했거나, 인스타그램의 반응이 좋지 않거나. 최근 며칠간 정씨가 골머리를 썩는 데는 세번째 이유의 지분이 높다.

“아, 또 한명 줄었어!!”

호기롭게 시작한 인스타그램 활동은 어느새 한 달이 됐다. 특별한 변화가 없다. 시작할 때보다 팔로워가 20여명 늘었다. 한 달이라는 활동 기간을 생각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반대로 줄기도 했다. 꿍미니 시절 팔로워들이 갑작스런 업로드에 언팔을 해서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지만 마음 한 켠이 시큰해진다.

정씨는 성장률이 부진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했다. 혹시 새로 업로드하고 있는 게시물이 충분히 흥미롭지 않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했지만 기사 선정이나 디자인에서는 별다른 문제를 찾지 못했다. 정씨는 낮은 계정 노출 빈도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계정을 팔로우한 지 오래된 팔로워들의 피드에만 게시물이 노출되다 보니 외부 사용자가 우리 게시물을 발견할 기회 자체가 적을 것이라는 게 정씨의 추측이었다.

이대로라면 6개월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정씨. 피드 업로드만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팔로워가 많아질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곱게 접어 하늘 위로 올려보냈다. 보다 공격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른 정씨는 결국 숨겨두었던 비장의 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국민일보는 다양한 SNS 플랫폼을 운영하며 주요 기사를 송출하고 있다. 그중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성이 높아서 두 플랫폼을 함께 운영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국민일보 페이스북 팔로워는 11만. 적지 않은 숫자다. 이 영향력을 이용한다면 기존 팔로워들의 인스타그램 유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페이스북 캡처

정씨는 페이스북 프로필에 인스타그램 링크를 추가했다. 그러나 프로필 한칸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링크는 자세히 찾지 않는 이상 눈에 띄지 않았다. 부족함을 느낀 정씨는 본격적인 홍보 게시글을 작성해 업로드해 보기로 했다. 과정은 간단하다. 인스타그램 새 단장 소식을 알리는 멘트를 써넣고 바로가기 링크를 걸었다.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피드 사진도 캡처해 첨부했다.

그날그날의 뉴스만 업로드하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자사 SNS 홍보글에 큰 관심이 쏠릴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국민일보 페이스북 팔로워 중에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두 개의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11만 팔로워 중 0.01퍼센트라도 링크를 타고 인스타그램을 방문해 우리 계정을 팔로우한다면 그것으로 성공. 정씨는 희망을 품고 업로드 버튼을 눌렀다.

미워도 다시 한번

정씨는 “인스타그램 운영이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몰랐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국민일보 같은 대형 언론에서는 활동을 시작하기만 하면 팔로워가 금세 늘 것이라 예상했지만 냉정한 SNS 세계에서 살아남기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콘텐츠 이용자였을 때는 몰랐던 크리에이터의 고충을 실감하게 된 정씨. 인기 콘텐츠 위주로 순환하는 알고리즘 틈에서 팔로워가 적은 초짜 계정이 많은 주목을 받기는 힘든 게 당연하다. 정씨는 릴스나 스토리 등 인스타그램이 제공하는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금씩 노출 빈도를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걱정과 고뇌의 연속이었던 하루 끝, 퇴근길 국민일보 본사 뒤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해가 뜨기 바로 전이 가장 어두운 거라고 스스로를 토닥이는 정씨다.
별별인턴은 국민일보 인스타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한 인턴기자의 여정을 추적합니다. SNS 플랫폼을 운영하며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국민일보 인스타그램 아이디 @kukminilbo_official

정고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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