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윤 정권의 3대 개혁 행방불명 됐다"
[강승혁 기자]
▲ 단일 진보정당 지지 피케팅 강연을 마친 참가자들이 '단일 진보정당을 지지한다'는 피켓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좌측 앞에서 다섯 번째가 권영길 전 의원, 왼쪽이 이상규 전 의원, 오른쪽이 김창년 지부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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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서울지부(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는 지난 20일(목) 오후 6시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강의실에서 '노동자가 왜 정치해?'란 주제로 '권영길·이상규의 정치이야기 한마당'을 개최했다. 당초 이날 행사는 이상규 전 국회의원(배관공, 진보당)이 질문하고 권영길 전 국회의원 답하는 형태로 진행하기로 했으나 강연이 더 낫겠다는 현장의 판단에 따라, 이상규 전 의원의 짧은 강연에 이어 권영길 전 의원의 본 강연으로 진행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규 전 의원을 비롯한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지부의 조합원 100여 명이 참가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강연에 앞서 사회를 진행한 이승헌 수석부지부장(건설노조 서울지부)은 '노동자 정치 세력화로 세상을 바꾸자'며 참가자들과 구호를 외치며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는 "오늘 강사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셨고,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초대 당 대표를 역임하셨다"며 "우리 후배들에게 귀감인 대선배님을 모신다"고 권영길 전 의원을 소개했다.
▲ 강연하는 권영길과 듣는 이상규 건설노조 서울지부가 개최한 권영길 강연에서 이상규 전 국회의원(진보당)이 강연을 듣고 있다. 그는 현재 배관공으로 건설노조 조합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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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와 현재의 권영길 권영길 전 의원이 13년 전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현수막 사진 앞에서 강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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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에서 권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왜 총력전을 펴면서 민주노총을 죽이려고 그럴까. 저는 세 가지로 본다. 총선 전략, 재집권 전략, 그다음에 신자유주의 강화 전략이다. 신자유주의 강화라는 게 다른 거 아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게 뭔가. 지금 윤석열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것, 그 전의 정권도 내세웠던 것으로 정리해고 마음대로 하는 거"라고 짚었다.
이어서 "이게 세 가진데, 첫째 금융 개방, (둘째) 공기업 민영화, (셋째) 노동시장 유연화로 IMF때 우리에게 요구했다. 금융 개방하라고, 왜? 금융이 칼자루를 쥐고 있거든 그리고 공기업 민영화 하고 그러고 난 다음에 정리해고 마음대로 하고 노동시간 마음대로 하려고 했는데 거기서 조금 부딪혔다. 어쨌든 총선 전략, 재집권 전략, 신자유주의 강화 이 세 가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권력 유지의 제일 첫 번째다. 권력을 지금 손아귀에 쥐고 있다. 이거 놓으려고 하는 사람 있겠나. 윤석열은 얼마나 더 할까. 이거 검찰총장 할 때와는 비교가 안 되거든, '이 손에 들어온 권력을 안 놓겠다. 계속 잡고 있어야 하겠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총선에서 승리하는 핵심이 뭘까? 아! 이거구나. 왜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노동법 개정을 내거는 방법으로 민주노총을 공격하고 민주노총을 죽이는 것, 이게 총선 승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권영길은 "화물연대에서 좀 재미를 많이 봤다. 그 뜻대로 민주노총이 와해 되거나, 붕괴하거나, 거의 힘을 못 쓰면 신자유주의 강화는 자동으로 따라오는 거"라며 "윤석열 정권 들어서서 뭘 내걸었나. 노동 개혁, 교육개혁, 연금 개혁 세 가지 내걸었다. 교육개혁, 연금 개혁은 어디로 갔는지 지금 없잖느냐. 지금 노동 개혁에서, 노동시간 69시간제, 이제 금방 할 것처럼 야단났었다. 노동부 장관 불러 놓고 대통령이 특별 지시하고 야단법석이었는데 그거 지금 어디 갔냐"고 되물었다.
또한 "(노동 개혁) 하겠다고 그렇게 했지만, 어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69시간 노동 시간제는 폐기할 수도 있다고 그랬다. 69시간 노동시간이 문제가 아니었던 거다. 개정이 문제가 아니었던 거다. 그걸 내걸어서 민주노총의 반발을 일으키고 그걸 내걸어서 민주노총을 파괴하는 게 문제였던 거"라며 "지금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구호 외치는 권영길과 건설노조 조합원 강연회에 참가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권영길의 선창에 맞춰 "세상을" "바꾸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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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전 의원은 "과거 민주노동당은 불과 몇 년 사이에 한국 사회를 바꿨다. 지금 노동시간 문제 되었던, 월화수목금 주 5일제, 주 40시간제 이걸 누가 했냐. 지금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노동자들도 주 5일제 월화수목금까지 일하는 거, 이거 보수 정당이 그냥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아니다. 누가 만들었나? 채택된 민주노총의 강령 규약 기본 과제에 있는 거, 노동시간 단축 주 40시간제, 민주노총이 창립되면서 줄기차게 투쟁했다. 민주노동당이 건설돼서 그 투쟁을 이어받아서 10명의 국회의원과 민주노총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상급식의 시대가 지금 열렸다.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급식 시대 누가 열었나? 지금 무상급식 시대가 완전 학교 비정규직으로 노동자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지만, 그 무상급식 시대 민주노총이 열었다. 민주노총의 민생 투쟁을 이어받아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만든 거"라며 "민주노총의 강령 규약 규범에서 민주노총은 의료 보험 조합을 통합시켜서 국민이 병원비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규약과 과제에 자세하게 설명했다. 오늘날 암 걸리면 95%는 본인 돈 안 낸다. 그전에는 암 걸리면 어떻게 했나. 돈 없으면 죽어 가든지 아니면 가산 탕진하든지 했는데 이거 누가 했냐. 바로 민주노총이 한 거"라고 했다.
또한 "어느 정치평론가는 '1997년부터 2000년 어느 날까지는 민주노총의 의제 시대였다. 그것이 끝나고 새롭게 가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민주노동당이 즉,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만들어서 세상을 바꿨는데도 '우리는 안 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아니다. 왜 지금 하면 안 되는 거냐. 사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래도 그때보다는 지금은 조금 형편이 나아져 있다. 그래도 진보 정당에 대해 국민들이 눈길도 보내고 지금 안 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민주노총의 총선 방침은 4개 당을 견인하고 총선 이후에 새로운 진보 정당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권 전 의원은 "민주노총이 이번에 하는 것은 출발이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당을 건설하는데 그렇게 쉽게 하는 거냐. 아니다. 지금은 윤석열 정권이 제일 노리고 있는 내년 총선에, 그 과녁에 우리가 화살을 꽂기 위해서 총선 투쟁을 열심히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4개 정당이 모여야 한다. 누가 해야 하냐? 민주노총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중심이 돼서 총선을 잘 치르고 새로운 진보 정당을 만들어서 세상을 바꾸자!"라고 구호를 외친 뒤 강연을 마무리했다.
▲ 진지한 표정의 이상규 강연을 듣는 참가자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앞에 있는 사람이 이상규 전 국회의원(진보당)이다. 이 전 의원은 현재 배관공으로 일하고 있으며 건설노조 조합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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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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