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타나모 장기수용자 건강상태 심각…인권침해 우려 커져

최승우 2023. 4. 2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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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용의자'를 구금해온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의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곳에 갇힌 장기수의 건강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는 국제 구호기구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따르면 ICRC의 패트릭 해밀턴 미국·캐나다 대표단장은 성명을 통해 "관타나모 수용소 당국은 수감자의 고령화에 대응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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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이후 인권침해 논란 계속 이어져
적십자 단장 “미국 정부 해법 내놔야” 성명

'테러 용의자'를 구금해온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의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곳에 갇힌 장기수의 건강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는 국제 구호기구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따르면 ICRC의 패트릭 해밀턴 미국·캐나다 대표단장은 성명을 통해 "관타나모 수용소 당국은 수감자의 고령화에 대응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NYT는 "구금시설 상황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온 ICRC가 당국자들과의 비공개 소통을 벗어나 공개적으로 성명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유엔 조사단도 지난 1월 해당 수용시설의 의료 문제와 관련, 당국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1년 9·11 사태가 발생하자 조지 W.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 2002년 쿠바 군사기지에 설치한 시설이다.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주로 해외에서 잡아들인 테러 용의자 등이 수용되는데, 명백한 증거가 없는 용의자를 기소도 하지 않은 채 감금하거나 고문을 가한 사실이 알려져 등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03년에는 수감자가 660명에 달하기도 했다.

해밀턴 단장은 “2003년 ICRC 근무 초기 통역사 자격으로 관타나모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며 “지난달 ICRC의 정기방문 차원에서 다시 갔을 때, 장기 수용자들이 급속한 노화 증상을 겪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구금 생활의 누적 효과가 노화를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NYT는 변호인의 말을 인용, “일부 수용자는 구타와 수면박탈에 의한 뇌 손상 및 장애, 소화기관 손상, 장기간 계구 착용과 관련한 문제 등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고령 수감자인 60대의 압드 알하디 알이라키는 2017년 이후 수용소에서 척추와 등 수술을 여섯 차례 받았는데, 최근 심각한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 그의 변호인은 작년 11월에 받은 금속삽입 수술의 부작용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해밀턴 단장은 “관계 당국이 임시 대응을 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 수용소를 계속 유지하려면 좀 더 포괄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며 “모든 수용자는 수용소 안이든 다른 곳에서든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 악화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용자들이 가족과 더 자주, 오래 통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미 정부와 의회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절하고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아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관타나모에 남아 있는 수감자는 30명이다. 미국 정부는 이들을 다른 나라 수용시설 등지로 이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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